기관사 대신 첨단시설로 무장… 7~29m 높이 ‘달리는 전망대’
국내 첫 모노레일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이달 말 시운전에 들어간다.시운전은 차량기지에서 팔달교 정거장까지 7㎞ 등 구간별로 진행된다. 전동차를 투입해 전기·신호·통신·기계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문제점을 보완한다. 구간별 시운전을 마치면 전 구간 시운전을 거쳐 3호선은 내년 하반기 대구 시민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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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7일 대구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 첫선을 보인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이달 말 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는 시운전을 앞두고 각종 시험을 하고 있다. 궤도 빔에 설치된 케이블의 신호를 전동차의 센서가 수신해 관제실로 보내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 중이다. 또 관제실에서 보내는 정보에 따라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올리고 멈추는 자동열차제어장치(ATC) 시험을 이달 중 마칠 예정이다. 궤도빔은 지난 6월 5일 모두 연결됐다. 무게가 최고 30t에 이르는 콘크리트 빔을 높이 5.4~17.9m의 교각 695개에 얹었다. 교각이 도로 중앙에 있고 차량이 그 옆 차로를 통행해 안전사고 우려가 컸으나 별탈 없이 작업이 마무리됐다.
전동차 반입도 순조롭다. 지난 6월 17일 대구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 첫선을 보인 전동차는 현재까지 8편성 24차량이 반입됐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충북 청원에 있는 철도차량 제작업체에서 생산한 것을 바퀴와 객실 등으로 분해한 뒤 운반해 차량기지 궤도 위에서 다시 조립했다”고 밝혔다. 매월 2, 3편성씩 들여올 예정이어서 내년 4월이면 28편성 84량 모두가 대구에 들어온다.
차량의 크기는 폭 2.9m, 길이 15.1m, 높이 5.24m이며, 1편성(차량 3대) 길이는 46.2m이다. 정원은 267명이지만 혼잡 시 390여명까지 승차할 수 있다. 차량 외부는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었고 앞쪽은 유선형으로 디자인했다. 3호선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에 흰색과 회색, 검은색을 섞었다. 좌석 89석 중 24%인 21석은 장애인과 임신부 전용석이다. 장애인 휠체어 공간 2곳도 마련했다.
차량에는 각종 첨단장비가 망라돼 있다. 무인자동운전 시스템이 도입돼 운전실이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승객들이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석이 설치됐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지상 7~29m 높이의 선로를 주행하는 차량 특성을 살려 경치를 즐기도록 내부 창문을 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차량 창문 크기는 가로 194㎝, 세로 100㎝이다. 승객의 조망권을 배려해 기존 지하철 가로 120㎝, 세로 79㎝보다 크고, 시내버스 가로 100㎝, 세로 70㎝보다 2배가량 크다. 하지만 주행 중 고층 건물 등 주택가를 지날 때면 순간 뿌옇게 흐려져 내부에서는 외부를 전혀 볼 수 없다. 해당 지역을 벗어나면 다시 원래대로 밝아진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창문흐림장치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