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당선인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도시 확장에 따른 차질없는 학교 신설과 세종시 예정지역과 기존 읍·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충남지부장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진보성향의 그는 “교육의 기본 가치는 보수나 진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면서 “서로 배치되는 현안들도 서로 소통하고 협의하면 최선의 해결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당선 소감은.
▲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천명을 갖고 출범한 지 2년이 됐다. 그동안 정부청사 이전, 공동주택 입주 및 신설 학교 설립 등 명품 도시 기반을 다지려고 관련 기관들이 혼신의 노력을 했다. 그러면서 원활히 추진되는 정책들이 있는가 하면, 대규모 동시 개발에 따른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사업들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세종교육 또한 선진 교육문화 창출을 위해 다양한 교육정책을 펼쳐왔지만 미래사회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학교모습 구현을 위해 더욱 보완하고 다듬어야 할 많은 현안 과제들을 안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교육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는 전환점에서 앞으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교육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전국적으로 13명의 진보 교육감을 배출하면서 진보 교육감 시대가 열렸다고 얘기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면.
▲ 교육에 대한 변화 요구라고 본다. 더 이상 현행 교육으로는 자녀를 기를 수 없다는 절박한 요구이다. 또 경기와 전북, 강원과 같이 이른바 진보교육감 지역의 교육성과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 덕도 컸다고 생각한다.
-- 진보 교육감들의 대거 등장으로 수월성 교육에 치우친 현행 교육체계를 바꿀 수 있게 됐다는 기대와 지나친 변혁으로 갈등을 심화시켜 학교 현장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극명히 갈리고 있는데.
▲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시민이 선택한 것이다. 다만, 그 방향으로 가는 속도에 대해서는 교육 가족들의 공감대와 합의를 거쳐서 조절해 나갈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학부모께서 요구하신 사항에 대해서 앞으로 교육청과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동의와 공감대를 거쳐 결정하고 집행할 것이다. 교육부와는 대화와 소통으로 ‘변화’와 ‘안정’두 가지를 모두를 함께 도모할 것이다.
-- 교육을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 것에 대한 생각은.
▲ 진보진영 교육감으로 분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실 진보교육감의 공약은 대부분 진보적 공약이라기보다는 비정상적인 교육을 교육 본래의 목적에 맞는 정상교육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전인교육을 말하면서도 줄세우기 교육, 아이들을 처절한 경쟁의 전쟁터로 몰아버린 교육이다. 이것을 전인교육으로 변화시키자는 것이 언론에서 말하는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의 공약이다.
-- 세종교육청은 신생 교육청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전제적으로 세종교육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비전을 밝혀 달라.
▲ 우리 세종시의 교육상황은 매우 어렵다. 엉켜버린 학교 배치를 재점검해야 한다. 유입되는 학생들을 제대로 수용해서 안정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혁신학교를 비롯해 학교를 새롭게 재구조화하는 일을 해야 한다. 교육시설들도 새로 짓고 배치해야 하는 일도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계획도시인 세종시에 걸 맞는 사랑의 학교를 만들기 위해 실천 가능한 다양한 교육정책을 펼쳐보이겠다.
-- 진보 교육감들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혁신학교’다. 당선자께서도 ‘세종형 혁신학교’로 세종교육특별시를 완성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 사실 혁신학교는 특별히 다른 학교가 아니다. 우리 학교에서 수업을 혁신하고,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학교 시스템을 혁신하고, 수업혁신을 위해 교육과정을 정비하는 것.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학교 교육 정상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혁신학교의 모델들이 만들어졌다. 이제 세종시의 특징에 맞도록 세종형 혁신학교를 만들어내겠다.
-- ‘캠퍼스형 고등학교’도 설립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학교인가.
▲ 캠퍼스 고등학교는 4개 정도의 고등학교를 한 곳에 배치해서 최고의 교육시설을 갖추는 종합대학 형태의 고등학교이다. 배우고 싶은 교과를 학교와 상관없이 선택해 배울 수 있어 학생들의 배움을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는 학교이다. 아울러, 부족한 학교부지로 발생한 세종시 학교대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세종시 예정지역(신도심) 내 부족한 학교신설 계획은.
▲ 부족한 학교 신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하려고 한다. 이미 지어진 학교에 교실을 증설하는 방향으로 학교부족을 해결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일단 부지를 찾겠다. 행복도시건설청과 협의해 최대한 부지를 찾아보겠다. 고등학교는 컴퍼스형 고등학교를 지어 한 곳으로 모으고 고등학교에 사용될 부지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짓겠다.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보겠다.
-- 세종시는 예정지역과 기존 읍·면 지역 간 교육격차도 심하다. 구체적 해소 방안은.
▲ 읍·면 지역의 교육격차 해소는 단순히 교육시설을 읍·면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읍·면 지역에서 하는 교육의 수준을 예정지역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학교가 도심지의 학교를 닮아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생태적 환경이 풍부한 읍·면 지역의 특성을 살려 작은 생태학교를 운영한다면 이런 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다.
-- 공정한 인사와 각종 비리척결방안은.
▲ 분명히 원칙을 정해 공정하게 인사를 할 것이다. (나의) 인사원칙을 소개해보면, 교육청과 학교가 해야 할 일은 우리 학생들을 섬기는 일이다. 따라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교육에 대한 신념을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겠다. 둘째로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 셋째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공직자로서의 윤리를 판단해 인사를 할 것이다. 비리에 연루됐거나 부패한 공무원들은 관계 법령과 처리 기준에 따라 감경 없이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히 문책할 것이다.
--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 교육감 임명제에서 선출제로 옮겨왔던 이유가 있다. 임명제 교육감이 학부모나 학생을 주목하기보다는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았던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또 임명제 교육감 시절의 수많은 교육비리를 알고 있다. 이미 학부모와 시민은 선출제 교육감 시대를 경험했다. 또다시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는 교육감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 각종 교육정책에서 진보교육감들과의 공조 및 교육부 등과의 갈등 해소 방안은.
▲ 교육의 기본 가치는 보수나 진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또 교육 인프라를 개선하고 공교육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진보·보수 모두 공유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선행학습금지법, 다양한 교육복지 추진 등은 진보교육계에서도 공감하는 정책들이고 이번 선거의 진보 공약들도 현 정부의 목표와 방향이 유사한 점들이 대다수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교육이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균형 잡힌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서로 배치되는 현안들에 대해서는 서로 소통하고 협의해 가면서 각자의 입장을 정리하다 보면 최선의 해결안들이 도출될 것이라 확신한다. 또 전국 13곳의 진보 교육감뿐 아니라 전국의 교육감님들과 협력해 현재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 가는데 전력을 다하겠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