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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 한글날 문해백일장 노인들 참가

“아이고 그놈의 받침은 만날 헛갈려. 하하.”

“우리 구청장 또 염색했네. 사진 찍어야지.”

9일 오전 10시 관악구청 앞마당이 시끌벅적하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수다 소리가 웬만한 콘서트장 소음을 물리칠 정도다. 관악구 문해사업에 참여하는 324명이 한글날을 맞아 열린 ‘관악 매난국죽 문해백일장 사생대회’에 몰렸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9일 관악구청사 앞에서 열린 문해백일장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쓰느라 한껏 애쓰고 있다.
관악구 제공

대회 시작 전 유종필 구청장이 “글을 배우니 세상이 달라 보이지 않냐”며 인사를 건네자 노인들은 “예” 하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참가자 평균 연령이 72세이니 50대인 구청장이 조카뻘로 보이는지 “귀엽다”는 말도 나온다.

유 구청장과 이성심 구의회 의장이 축사로 개막을 알렸다. 수다 떨기에 바빴던 노인들이 금세 조용해진다.

진지하게 색연필로 도화지에 글을 적는다. 동화를 읽어 달라는 손자를 피해 도망친 이야기, 동사무소에서 서류 한 장 떼기가 겁났던 기억, 자녀의 가정통신문을 옆집 엄마에게 써 달라고 했던 일…. 코끝이 시큰해진 유 구청장은 “단순히 글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을 돕는 게 한글교육 사업”이라고 말했다.

관악구 문해사업은 2011년 교육청 학력 인증을 땄다. 현재 남부교육센터 등을 통해 한글과 초등학교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만 300명을 웃돈다. 매년 40여명이 초등학교 학력 인증을 받고 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평생학습관 등 2곳에서만 한글교실을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경로당을 직접 찾아가 가르쳐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지난해보다 학생이 50여명 늘었다.

학생이었던 주민이 이제 선생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주부 이순이(55)씨는 “애들 공부를 모두 마쳤는데 나는 한글도 못 읽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며 “도움을 받았으니 남을 돕는 게 당연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4-10-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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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