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탄자 찢어지고 전등은 고장
“명색이 한국을 대표하는 고속열차인데 객실이 이리 낡아서야….”
서울과 부산을 운행하는 경부선 KTX 열차 객실이 낡아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지난 2일 낮 12시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는 KTX 특실에 탄 이모(58)씨는 좌석 아래 바닥을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바닥에 깔린 양탄자가 낡아서 군데군데 색깔이 심하게 바래져 있었고 심지어 찢어진 곳에는 청테이프가 발려 있었다. 창문 위쪽의 전등 하나는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열차 관리요원은 “서울역에 내리면 전구를 갈아 끼우겠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KTX 특실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이씨는 “당시 특실에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4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이 이런 모습을 봤다면 어떻게 생각했을지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6일 코레일에 따르면 서울~부산 간 KTX 열차는 2004년 도입돼 11년째 운행 중이라 노후화돼 객실 내부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객실 시트와 카펫 교체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편성 차량을 교체하는 데 최대 3개월이 소요돼 한번에 많은 열차를 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부 불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