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내내 즐거운 알프스마을
이 마을이 축제를 처음 연 것은 2008년이다. 그해 12월에 연 ‘칠갑산 얼음분수축제’다. 첫해 이 축제는 방문객이 1만명에 그쳐 1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갈수록 눈부시게 발전했다. 지난해 25만명이 넘게 찾았다. 방문객들은 얼음으로 만든 거북선, 고릴라, 얼음동굴에 환호했다. 물을 쏴 얼린 얼음분수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불빛을 받아 뿜어내는 야간 풍경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방문객들은 그 속에서 얼음 및 눈썰매를 타고 눈사람을 만드는 재미를 만끽했다. 소가 끄는 썰매도 탔다. 국밥과 떡국에 군밤, 군고구마, 빙어튀김, 찐빵 등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크리스마스이브부터 두 달 가까이 펼쳐진다. 8회째 맞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 얼음축제는 계속된다.
겨울 축제가 대박을 터뜨리자 2011년 8월 여름철 축제로 ‘칠갑산 세계조롱박축제’를 신설했다. 박광장, 소원터널, 칼라박터널 등 9가지 테마로 구성된 2.4㎞의 박터널은 방문객의 사랑을 받았다. 300여점의 박 공예품이 전시되고, 조롱박 공예 등 방문객 체험행사도 열렸다. 마을 주민들이 벌이는 조롱박 공연도, 박으로 만든 튀김, 칼국수, 냉국수도 즐거움을 줬다. 마을 수영장에서 헤엄을 치고, 냇가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어 피서에 재미를 더한 축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이 2만 5000여명으로 주민들은 “이제 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미 농업진흥청 등 여러 기관과 많은 마을에서 찾아와 벤치마킹할 만큼 커졌다.
여기에 가을 축제로 새로 만든 게 콩 축제다. 이들 3개 축제 방문객이 연간 30만명을 넘는다. 칠갑산 기슭에 있어 눈을 씻고도 외지인을 보기 힘들었던 오지 마을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도시인이 관심을 갖는 인기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40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힘을 합쳐 콘텐츠를 고민한 결과다.
황준환 알프스마을운영위원장은 “축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주민들이 농산물을 길러 올리는 것보다 10배 많다”면서 “내년 4월에는 콩과 조롱박 등 피부에 좋은 농산물로 개발한 화장품을 놓고 여는 ‘뷰티축제’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내년부터 알프스마을은 사계절 축제를 모두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청양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