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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가진 늦깎이 막내’ 김 주임, 10년 만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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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장, 장애인 직원과 소풍

19일 서울 영등포구 조길형 구청장에게 귤 한 박스가 배달됐다. 귤을 보낸 사람은 영등포구 주택과의 9급 김기동(39) 주임의 부모. 올해 공무원이 된 그의 부모가 구청장에게 귤을 보내는 ‘간 큰 짓’을 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달 22일 조길형(맨 뒷 줄 왼쪽 두 번째) 영등포구청장이 장애를 가진 직원들과 함께 한강 유람선을 타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던 김 주임은 2000년 어학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부모가 힘들게 귤 농사를 지어 보내 주는 학비가 미안했던 그는 친척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했다. 그런데 편의점에 강도가 들었고 그는 머리에 총을 맞았다. 수술을 통해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뇌병변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총알이 박혀 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10년에 걸쳐 재활치료를 받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9급 공무원에 임용됐다. 김 주임은 “다시 사회에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10년간 한번도 제대로 외출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늦깎이 막내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도 여유는 없었다. 집과 구청을 오가며 일을 배우기도 바빴다. 그런 그에게 지난달 22일 뜻밖의 소풍 제안이 왔다.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조 구청장이 구청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직원 9명과 함께 한강 유람선을 한번 타자고 제안한 것이다. 김 주임의 10년 만의 외출이었다.

자리는 즐거웠다. 같은 장애인 공무원의 플루트 연주도 들었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타는 한강 유람선은 새로웠다. 커다란 덩치의 조 구청장의 살뜰한 챙김도 고마웠다. 유람선을 타고 온 다음날 김 주임은 부모님에게 전화해 이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다시 사회로 나간 아들이 걱정스러웠던 부모는 감사한 마음에 조 구청장에게 귤을 보냈다.

조 구청장은 “뜻밖의 귤 선물을 받았다”면서 “장애를 가진 직원 중에는 비장애인보다 월등한 업무 성과를 보이는 직원들도 많다. 모두가 똑같은 직원인 만큼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며 살기 좋은 영등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5-11-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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