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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 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 40명 방과후 음악 교육… 오케스트라 공연 “무대 올라 박수 받으니 자신감 커져요”

“빠바밤빠바밤 밤바바밤….”

28일 오후 3시 30분 혁신교육지구 성과 발표회가 열린 서울 도봉구청 2층 대강당에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이 울려 퍼졌다. 연주자는 도봉구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 40명. 이름은 ‘예그리나 오케스트라’다. 올해 구가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면서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만들어진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날 아이들은 윌리엄텔 서곡 외에 베토벤의 ‘환희의 찬가’도 신나게 연주했다.


이동진(가운데) 서울 도봉구청장이 28일 구청에서 열린 혁신교육지구 성과 발표회에 참가한 ‘예그리나 오케스트라’ 단원을 격려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이동성 예그리나 오케스트라 대표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교육이 문화·예술 분야”라며 “도봉의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음악교육 프로그램)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이 대표는 “음표를 모르는 아이들이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었다”면서 “처음에는 아이들을 꼬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웃었다. 선생님들의 꾐에 넘어간 아이들은 6명의 선생님으로부터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클라리넷 등 저마다 악기를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아이들이지만 막상 악기를 잡자 태도가 달라졌다. 구 관계자는 “두세 달이 지나자 아이들의 연주가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아이들 스스로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며 “가끔 공연을 위해 특훈을 하는데 싫다고 하는 아이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가장 많이 변했는지를 물어보니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예그리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모(12)군은 “다른 사람에게 박수를 받는 일이 많지 않았다”면서 “내가 악기를 연주하고, 또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해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이들의 자존감이 커지면서 학교 성적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할아버지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입시전쟁과는 비켜선 조용한 교육혁명이 도봉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교육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이동진 구청장은 “주민이 해답지”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의 마을 공동체 활동과 혁신교육 프로그램이 선순환을 이루면서 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 같다”며 “부족한 지원에도 이런 성과를 내준 주민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최희숙 씨앗지역아동센터장은 “가장 필요했던 것이 기회였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은 이달에 끝났지만, 내년에도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5-12-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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