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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없애고 혁신교육 입히고… 주민 힘으로 ‘함께 사는 사회’로

서울 양천구의 특산품은 ‘학원’이다. 단순히 국·영·수 중심의 보습학원을 넘어 예체능과 특목고 입시, 의학전문대학 진학을 위한 생물교실도 있다. 학원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곳이 목동 학원가다. 그저 학원이 많구나, 생각하면 오산이다. 숫자로 표현해 보자. 한집 건너 하나씩 있다는 치킨집이 양천구엔 487곳이고, 최근 발에 치일 정도로 늘었다는 커피숍도 296개다. 외국어·보습학원 수는 1122개다. 양천구 목동이 강남구 대치동과 함께 ‘사교육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런데 2014년 7월 김수영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변화가 시작됐다. 학원의 사교육을 강화하기보다 양천구 내의 교육 격차를 없애고, 엄마와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 특산품을 학원이 아닌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도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지난해 양천구가 운영한 예비 혁신교육지구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이 키운 식물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양천구 제공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교육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100인 토론회.
양천구 제공


벽화를 그리고 있는 사회적기업 웰메이드. 이들은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사회를 바꾸는 활동을 벌인다.
양천구 제공


양천구가 추진하고 있는 양천 둘레길의 모습.
양천구 제공

●혁신교육지구로 ‘행복 교육’을 꿈꾸다

양천구가 준비하고 있는 미래의 핵심은 ‘삶의 변화’다. 랜드마크가 될 마천루를 올리고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복’이라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양천 유수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 개발 계획도 수립하고 있고, 적절한 시기에 목동아파트들을 재건축할 수 있도록 용역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하드웨어의 변화보다 주민들 삶의 변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의 중심에 혁신교육지구사업이 있다. 혁신지구 선정으로 구는 서울시와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10억원의 예산에 자체예산 5억원을 더해 마을방과후 강사 양성과 진로직업교육 등 5개 분야 23개 사업을 벌인다.

명품 학군 지역인 양천이 혁신교육지구사업을 하는 이유가 뭘까? 목동13단지에 사는 맞벌이 주부 송모(46)씨는 “목동 안에서도 주상복합에 사느냐, 몇 단지에 사느냐에 따라 학군이 다시 갈린다. 한마디로 인도의 신분제인 카스트제도처럼 존재한다”면서 “학군을 놓고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사이에 꼴찌 부모와 학생은 물론 1등 학생과 부모도 지친다”고 털어놨다.



●차별 불렀던 ‘치맛바람’이 멈추다

그래서일까. 올해 혁신교육지구사업 예산을 놓고 갈등하자 팔을 걷고 나선 사람들은 치맛바람의 주범으로 불린 ‘목동 엄마’들이었다. 양천구 관계자는 “1등도 꼴찌도 행복하지 않은 게임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엄마들이 나선 주된 이유”라고 전했다.

구는 혁신지구사업으로 목동과 신정·신월동 간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경력단절여성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신정·신월동 아이들에게 입시 중심의 공부가 아니라 자신들의 꿈을 찾고 펼칠 수 있는 학습 능력을 키워 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은 목동 어머니를 교사로 훈련해 신정·신월동 아이들의 과외 선생님이 되도록 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배우는 기쁨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혁신교육지구 예비사업으로 운영한 텃밭 프로그램을 체험한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생명을 키우는 작업을 하며 기뻐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면서 “새터민 청소년과 저소득층 가정 등에도 체험 교육 등을 지원해 놀면서 배울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기업에서 ‘경제 새 길’을 찾다

정체기에 놓인 지역 경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구가 2011년부터 ‘함께일하는재단’과 같이 운영하고 있는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에선 사회적기업·협동조합을 준비하는 40개 팀이 창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140여개 팀이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를 거쳐 갔다.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온라인을 통해 전국 양조장에서 만드는 전통주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술펀’을 비롯해 일상적인 행동을 언제 어디서나 기부로 연결시키는 기부 앱을 개발한 ‘빅워크’ 등도 양천구 출신의 사회적기업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없지는 않다. 술펀의 이수진 대표는 “사무 공간 제공으로 초기 창업에 큰 도움을 받았지만 사무실에 접근하는 교통이 불편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또 “복잡한 세무업무 관련 등 공공의 지원이나 상담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구 관계자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더 좋은 목5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해 들어설 ‘허브센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물류창고, 홍보·전시관, 교육장, 세미나실, 커뮤니티 공간, 사회적경제 중간 지원 조직의 업무 공간을 마련해 애로 사항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목동아파트 재건축에 ‘민심’을 담다

노후한 목동아파트 재건축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된다. 전체 면적 372만㎡, 392개 동 2만 6629가구에 이르는 목동아파트는 1985년 1단지를 시작으로 14개 단지가 1988년까지 입주를 끝냈다. 2013년 1단지가 지난해 처음으로 재건축 연한에 도달했다. 2~6단지는 올해가 재건축 연한이다.

구 관계자는 “2014년 9·1 부동산 대책 이후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당겨지면서 나머지 단지들 대부분이 2018년에 재건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는 자문 구실을 할 총괄계획가(MP)로 서울시 공공건축가를 위촉할 예정이다. 또 교통 전문가를 추가해 목동아파트의 약점으로 꼽히는 교통 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용역은 서울시 최초로 지역 주민이 계획 수립 단계부터 직접 참여한다. 김 구청장은 “‘관’이 주도했던 도시 계획 수립은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우리는 ‘주민참여단’을 모집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목동 재건축 준비가 미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둘레길 조성 사업은 현재의 삶에 활력을 더하는 작업이다.

양천구는 지역의 산과 길, 하천과 공원을 연계하는 총연장 24.5㎞를 잇는 ‘양천 둘레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단계 사업 중 1단계 사업인 산지형 코스 7.2㎞(지양산~매봉산~신정산)를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올해는 용왕산에서 갈산, 안양천까지 이어지는 2단계(7.9㎞) 사업과 목동 중심축 걷고 싶은 거리에서 근린공원까지 이어지는 3단계(9.4㎞)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김 구청장은 “행복하지 않으면 주머니가 두둑한 삶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면서 “주민과 끊임없이 소통해 현재도 미래도 행복한 도시가 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6-02-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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