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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25시] 나보다 주민과의 약속이 우선… ‘에너지 수도’ 나주의 활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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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 전남 나주시장

전남 나주시는 전통과 현대가 함께 살아 숨쉬는 도시다. 전라도 명칭이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따고, 고려시대 전국 12개 주요 도시에 만들었던 목 중 하나인 나주목이 구한말까지 1000여년 동안 큰 도시의 지위를 이어와 ‘천년목사 고을’로 불렸다. 하지만 산업화의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면서 쇠락의 길을 걷다 한전 등 16개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입주하는 혁신도시로 활력을 찾으면서 옛 명성의 부활을 꿈꾼다. 이같이 급변하는 나주시를 행복한 지역으로 만든다는 포부로 하루하루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이가 있다. 2014년 시장으로 취임한 나주 토박이 강인규(61) 시장이다. 강 시장은 지난 7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2016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최고등급(SA)을 획득한 데 이어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시민참여분야 최우수상을 받는 등 시민과의 약속을 충실하게 지켜 가고 있다. 지난달 20일 강 시장을 동행 취재했다.


강인규 시장이 지난달 2일 오후 10시쯤 전국 처음으로 시행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고교생 심야 안심귀가 서비스’ 버스 시승식을 갖고 처음 운행하는 시내버스에 올라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나주시 제공

나주시 반남면 출신의 강 시장은 반남농협 조합장을 지낸 뒤 2002년 4대 나주시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디뎠다. 5대 나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역임하면서 의원 간의 화합과 친화력, 추진력을 선보여 시민들에게 크게 각인됐다. 강 시장은 2010년 불공정 논란 속에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당 화합이 우선이라며 깨끗이 승복했다. 시민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이겼고, 중앙당의 재선거 결정과 경선 1순위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진 상황이었다. 지역 주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됐다.

강 시장은 생활 정치인으로 주민들과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오다 보니 어른들에 대한 예의가 깍듯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나주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농협지부장기 게이트볼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350여명에게 일일이 두 손을 맞잡고 허리를 숙여 정중히 인사를 드렸다. 그의 이런 모습은 몸에 밴 듯 자연스러웠다.


강인규 시장이 나주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농협지부장기 게이트볼대회에 참석한 노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안부를 전하고 있다.
나주시 제공

농협 조합장 출신의 강 시장은 농민들의 애로 사항을 누구보다 잘 안다. 오전 9시 30분 시장실에서 만난 강 시장은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마냥 반갑지 않은 풍년으로 쌀 가격 하락에 시름하는 농민들 걱정부터 시작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수입쌀을 경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주에서도 6만 6000t의 재고 쌀이 있는 현실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강 시장은 스스럼없이 자신을 ‘촌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정감이 많다. 시민 중심의 행정을 펴면서 ‘친절’을 우선순위에 둔 강 시장은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통한 내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매일 아침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한다. 시청 공무원 1200여명과 이·통장 590명 등을 챙긴다. 하루 10여명 정도 된다. 간혹 시장의 핸드폰 번호를 모르는 신규직이나 말단 직원들은 ‘장난치지 말라’며 전화를 끊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많이 알려져서 소통 매개체로 자리잡았다.

출퇴근 때도 당직실을 제일 먼저 들러 근무자들을 격려한다. 출근 때는 지난밤 지역에 무슨 일은 없었는지, 주요 민원은 무엇이었는지를 물으면서 밤새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한다. 퇴근할 때는 전 직원을 대신해 밤샘하는 직원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악수를 건넨다. 친화를 통한 부드러운 리더십은 평상시에도 이어진다. 결재를 맡으려는 직원들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평소 어려운 점은 없는지 등을 따듯하게 묻고 악수로 마무리 짓는다.

강 시장은 “업무추진 과정에서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질책 못지않게 따뜻한 격려도 힘이 된다는 생각을 한다”며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가급적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으로 거리를 가까이하는 게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 행정을 강조하는 강 시장은 시장실도 1층에 뒀다. 누구든지 편안하게 시장을 찾아오라는 메시지다. 이날 오전 10시쯤에도 주민 10여명이 찾아와 마을 앞 축사 퇴비장 증축 허가를 취소하라는 항의성 민원을 제기했다. 이 같은 지역민들의 집단 항의 민원은 하루 두 번 이상 된다. 법적으로는 문제 없지만 마을 정서와 맞지 않는 행정을 다루다 보니 발생하는 주민 간 분쟁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게 단체장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30분 ‘2016 귀농학교 개강식’에 참석한 강 시장은 교육 대상자 60명과 일일이 감사 악수를 하며 귀농귀촌에 대한 열정과 학구열에 고마움을 전했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농촌 이해와 귀농창업 자금, 지역민 간의 갈등 문제 해결 등을 알려 준다. 지난해 300여 가구가 귀촌하고, 최근 5년 동안 1090가구 2260명이 정착할 정도로 시는 귀농인의 조기 정착과 농업 소득 증가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어 금성고를 찾았다. 시가 9월부터 지역 고등학생들이 심야학습 이후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전국 처음 시행하는 ‘안심귀가 서비스’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는 강 시장의 공약 사항이다. 학생들이 밤 10시 이후 집으로 돌아갈 때 대중교통이 끊겨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했다. 오후 9시 40분부터 자정까지 10대의 시내버스가 스쿨버스처럼 운행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는 4개 학교 남녀 학생 342명이 대상이다. 시비로 매년 4억 5000여만원을 투자한다. 한 달여 시행하면서 보완점이나 개선 사항, 학생들의 희망 사항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김도호 금성고 교장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아주 높다”며 “귀가 시간 걱정이 없어 교육열도 높아지면서 내년 신학기부터는 더 인기리에 정착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강 시장의 공약 사항 실천은 오후 3시 보건소에서 열린 ‘제2기 발관리사 자격증 수여식’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강 시장이 노인들에게 건강보조금을 준다는 약속을 했지만 선거법 위반이어서 대신 주민들에게 발관리사 자격증을 주고 이들이 어른들의 발 마사지를 통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행정이다. 자격증을 취득한 시민들이 경로당을 찾아 발관리를 하는 것으로 이 역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된다. 하루 3시간씩 12회에 걸쳐 이론과 실습을 통해 자격증을 획득한다. 지난해 25명, 올해 27명이 합격했다. 하루 4만원을 받는 발 관리사는 30~60대로 다양하다. 교육을 희망하는 대기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문의 전화도 계속 오는 등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강 시장은 “힘든 농촌 생활을 한 부모들이 나이가 들면서 결국 몸이 망가지고,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실태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사업”이라며 “일자리 창출도 되고, 어른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돼 감사 전화를 아주 많이 받는다”고 했다.

강 시장의 취임 2년차에 나주는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인구 10만명을 회복하고, 국비 공모 사업에 20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전 에너지밸리 연구개발센터를 유치해 에너지신산업 연관기업 500개 유치 추진 등 ‘에너지 수도 나주’를 위해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강 시장은 “시민들이 피부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체감행정을 펴 2000년 역사의 문화 도시라는 명성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6-10-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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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