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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야 3당에는 잔도가 필요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잔도가 무참히 불타버린 공직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최근까지 정부부처에 국장급으로 있다가 관례에 따라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던 고위 공무원들입니다.
각 부처에서 1~2명씩 차출돼 모두 10여명이 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특별히 여당에 애정이 있어서 간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정부부처에서는 과장에서 국장, 국장에서 실장으로 진급할 때 1~2년 정도 대통령 비서실, 타 부처나 외청, 국제기구 등에 파견 근무를 갑니다. ‘지구’(소속 부처)를 잠시 떠났지만 주위를 돌다가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인공위성’이라고 부르는데, 여당 수석전문위원도 그 자리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경제, 복지, 국방 등 주요 정책을 입안할 때 당정협의를 거칩니다. 이때 여당 수석전문위원들이 정부와 여당의 소통창구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때문에 다른 인공위성과 달리 사직을 한 뒤에 떠난다는 점입니다. 정국이 안정적일 때는 원래 소속 부처의 개방 공모직으로 돌아오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에는 탄핵안 가결로 여당이 붕괴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원대 복귀는커녕 현재의 일자리도 위태로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버렸습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