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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25시] 의정부 새벽 연 문향재 포럼… 여성·학습·가족 정책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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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용 의정부시장

경기 의정부시가 매주 시민 생활과 밀접한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문향재(聞香齋) 조찬포럼’을 4년째 이어 가고 있어 화제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집현전의 유능한 학자들과 새벽 4시에 토론과 경연을 벌인 것을 본떴다. 사업 추진의 문제점과 대안을 토론하고 토론 및 연구 결과를 시정에 연계하거나 반영한다. 지방자치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조직인 셈이다. 2013년 1월부터 매주 시청 광장 우측에 있는 문향재 건물에서 열린다. 일반행정분과, 보건복지분과, 교육문화분과, 도시교통분과 등 4개 분야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된 행정혁신위원회가 주관한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참석하는 조찬포럼은 월 1회 수요일에 개최하며 그동안 37회 개최됐다. 시 산하 국·단·소에서 주최해 주 2회 열리며, 그동안 260여회 열렸다. 참석 연인원만 4300여명에 이른다.


지난 14일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 활성화를 주제로 문향재 조찬포럼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안 시장 제안으로 시작된 조찬포럼 성과는 각종 수상과 정책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안 시장은 “2014년 10월 16일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제3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의정부시가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조찬포럼을 통한 정책 수행 덕분”이라고 말한다. 안 시장은 충북 충주 출생으로 동국대 행정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신흥대 교수를 하던 중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제30대 의정부시장에 당선됐고, 2년 전 재선에 성공했다.

의정부시가 가장 큰 시정 성과로 꼽는 여성친화도시, 평생학습도시, 가족친화도시, 민원서비스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데도 조찬포럼이 큰 기여를 했다. 토론 주제는 공영주차장 확보 방안과 노인 일자리 활성화 방안 등 행정의 각 분야에서 시민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다. 행정혁신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 및 경연 결과는 매년 상·하반기 ‘연구 과제 보고서’로 제작된다. 벌써 320여쪽짜리 12권을 만들었다.

지난 14일 오전 7시 열린 조찬포럼.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 문향재에 하나둘 불이 켜지자 어린이 급식지원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날은 재정경제국이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 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개최했다. 참석자들에게는 따뜻한 커피와 함께 도시락이 건네졌다.


매주 조찬포럼이 열리는 문향재에 이른 아침 불이 켜지고 있다.




의정부시는 조찬포럼 및 행정혁신위원회의 연구 성과물을 매년 상하반기 책으로 엮어 내고 있다. 2013년 1월 이후 12권을 발행했다.




문향재 조찬포럼이 세계 3대 기록 인증기관인 유럽연합(EU) OWR로부터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한 최장기 정기적 조찬포럼으로 인증받았다.

주제 선정 배경 등을 설명한 송원찬 재정경제국장은 “의정부시는 다른 지역보다 어린이집이 많다”면서 “2013년 6월과 2015년 10월 개소한 2곳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어떻게 하면 더 활성화할 수 있을지 의견을 달라”고 했다. 김철진 의정부시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이 먼저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 센터장은 “전문가들이 어린이집을 방문해 지도하면서 급식의 질이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반향이 있으나 ‘왜 간섭하느냐’면서 센터 회원 가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린이집 원장들도 아직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경숙 어린이집연합회장은 “센터에서 순회 방문을 와서는 주방만 봐야 하는데 화장실 등 다른 곳까지 열어 보며 지적하니까 아무래도 불만이 있다”고 설명했다. 류숙향 어린이집 국공급분과장도 “센터에서 점검 나올 때 집에서 담근 간장 등을 사용하면 더 좋은데 유통 기한이 없다는 이유로 지적한다”며 현장의 불만을 전했다. 전연미 어린이집 가정분과장 역시 “가정어린이집들은 열악한 곳이 많아서 주방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다 보니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면서 “바쁜 시간 방문을 피하고 모니터링 평가인증 때 가점을 주면 가입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숙 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팀장은 “그런 상황을 감안해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더 신경쓰겠다”고 했다.

한창 토론의 열기가 달아오를 무렵 경기북부기우회 조찬포럼을 마친 안 시장이 합류했다. 안 시장은 “어렸을 때는 정말 먹는 게 중요하다. 나이 들어서 먹는 건 헛거다. 여섯 살 이전에 먹여야 한다”면서 어린이 급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어 공부 등 다 중요하지만 먹는 게 더 중요하다. 100명 미만 어린이집이라고 아무거나 먹여도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영양 관리에 도움을 줄 공동 영양사를 두고 어린이 급식을 도우려는 것”이라며 어린이급식지원센터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토론이 끝나 가자 안 시장은 “많은 얘기를 들었다. 현장 얘기를 들으니 상황을 바꿔야 할 만큼 절절하다. 정말 행정편의주의적 모니터링이 40여 가지인지는 나도 몰랐다. 비슷한 것을 다른 기관이 반복해 하는 것은 잘못이다. 귀찮을 수도 있지만 ‘가입 안 하면 손해’라는 걸 보여 줘야 한다. 급식 단가도 매우 중요하다. 누리과정 보육료 21만원 안에 급식비 3만원이 포함돼 있다. 무상 교복도 중요하지만 말 못 하는 꼬맹이들 위한 급식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더 중요하다. 의정부발 급식비 개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시장이 “(시에서) 1인당 500원을 지원하면 식단이 어떻게 바뀌겠나”라고 묻자 김영성 Ⅱ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이 “전국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시장은 “경기도나 중앙에서 안 올려 주면 한시적으로 시에서라도 먼저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재정경제국은 제기된 현장의 요구 가운데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은 즉각 반영하고 준비가 필요한 내용도 타 부서 및 타 기관 협의를 거쳐 개선하기로 했다.

문향재 조찬포럼은 지난 7월 국내 자치단체에서 개최한 최장기 정기 조찬포럼으로 한국기록원의 공식인 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세계 3대 기록 인증기관인 유럽연합(EU) OWR(Offical World Records) 인증도 획득했다. OWR은 미국 월드레코드아카데미(WRA), 영국 기네스 월드레코드(GWR)와 함께 세계 3대 기록인증 기관으로 꼽힌다. 문향재는 2012년 12월 농협이 건축비 11억 6800만원을 들여 신축해 의정부시에 20년 뒤 기부채납하기로 한 건물 이름이다. ‘향기와 함께 듣고 공경하며 소통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연면적 633㎡ 규모의 작은 건물이지만, 교수 출신인 안 시장의 시정운영 철학이 잘 녹아 있는 이름이자 공간이다. 2층 직원 식당 일부가 조찬포럼 장소로 사용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6-12-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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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