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1절 기념식 후 33회 울려
제작비 30억… 에밀레종 본떠
훼손 우려로 타종이 영구 중단된 경주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국보 제29호)을 본떠 새로 만든 신라대종이 3·1절에 웅장한 소리를 처음으로 들려준다. 경북 경주시는 3·1절 행사 때 신라대종을 시민과 함께 처음으로 타종한다고 28일 밝혔다.
신라대종 공원에서 3·1절 기념식에 이어 최양식 경주시장을 비롯한 지역 대표 198명이 33개 조로 나눠 33번 종을 울리는 것이다. 신라대종은 충북 진천군 성종사에서 주조 및 문양 작업을 한 뒤 지난해 11월 경주로 옮겨와 시내 노동동 옛 경주시청 터 종각에 설치됐다. 청동 재질이며 높이 3.75m, 둘레 7m, 무게 18.9t으로 외형은 물론 소리와 문양을 에밀레종과 거의 똑같이 만든 것이 특징이다. 총 30억원을 들였다.
경주시는 광복절, 시민의 날, 신라문화제 등 주요 행사 때 대종을 칠 계획이다. 신라대종 모델인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국내 현존하는 가장 큰 종이다.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 중이며 안전 문제 등으로 1995년부터 타종이 전면 중단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3·1절에 ‘형상은 산이 솟은 듯하고 소리는 용의 소리 같았다’는 에밀레종과 흡사한 웅장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