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조이고
이른 새벽 산에 든다.
새벽의 숲은
밝아지는 세상이 궁금하여
먼저 잠에서 깨서 수런거린다.
밤새 어둠을 호흡한 잎사귀들이
지친 땀방울에 흥건히 젖었다가
새벽바람에 팔랑팔랑
일제히 귀를 쫑긋 세운다.
새 날이 밝아도
산은 여전히 기울어 있고
흙은 어제처럼 거칠은데
나무들의 초록빛은
어제와 다르게 사뭇 싱그럽다.
비탈진 산에도 나무들은
어제보다 더욱 곧다.
|
최병암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
최병암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2010년 등단. 산림문학회, 우리시 회원
2017-04-24 3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