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유수지의 변신
배드민턴 체육관·인공암벽장 내년 4월 도림유수지에 건립장마철 외 활용 않던 유휴공간 주민 공공 체육시설로 단장
“안전, 또 안전입니다.”
영등포구가 체육관 건립, 생태공원 조성 등 지역 내 유수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지역 내 유수지는 총 4곳(도림, 양평, 대림, 신길)으로 면적을 합하면 13만㎡에 이른다. 구청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 개발 택지가 없다. 유수지 공간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림유수지에는 실내 배드민턴 체육관과 인공암벽장을 건립한다.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은 지상 3층, 전체면적 2990㎡ 규모로 내년 4월 조성된다. 12면의 배드민턴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공암벽장은 지상 3층 전체면적 492㎡ 규모로 오는 6월 준공된다. 폭 24m, 높이 17m 규모로 국제기준에 맞춰 조성돼 국제대회를 개최할 조건을 갖추게 된다. 체육관, 암벽장 건립 결정에는 지역 내에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과 주민들이 즐겨 찾을만한 산이 전무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실제 서울시의 ‘서울시 자치구별 공공 체육시설 현황’(지난해 11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영등포구의 공공 체육시설 공간은 8.3㎡로 약 2.7평에 불과하다. 서울시 전체 평균인 13.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도림2동 자치위원장 김용현(66)씨는 “주민들은 체육시설이 모자라다 보니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에서 산책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면서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정말 좋다”고 웃었다.
지역 내 다른 유수지들도 변화하고 있다. 양평유수지(3만 4000㎡)는 10년 전만 해도 주민들의 민원이 많았던 곳 중 하나다. 현재는 생태공원화 사업을 통해 철새와 곤충들이 날아드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서울시가 선정한 ‘사색의 공간 87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영등포구는 대림 유수지와 신길 유수지에 대해서도 사업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조 구청장은 “악취로 인해 주민들의 외면을 받던 혐오시설 유수지가 주민들이 사랑하는 시설이 됐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7-05-23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