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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詩 IN] 순천만 맛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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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DB

순천만 맛조개

맛조개를 캐는 일은

법당에 공양하듯 공손해지는 일이다

반나절 웅크린 고양이처럼

몸을 돌돌 말아 앞으로 나아가는 수행의 길이다

태양 아래 아무 것도 없는 허허 개펄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할머니

안동에서 순천으로 시집을 온 후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 속에서 혼자

거친 숨을 쉬었던 할머니

오늘도 맛조개를 캐러 순천만으로 나가신다

맛조개 하나에 시집살이 하나 맞바꾸며

한 세월 모두 바다에 공양하신다

맛의 힘으로 숨어있는 맛조개를 캐는 일은

인생의 쓴맛 단맛 가득 담은 손으로 세상을 캐내는 일이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갈대숲처럼

어쩌면 한없이 낮은 몸에서부터 부풀어 오르는

권태와 설움을 개펄에다 풀어놓는 일이다

개펄이 곧 세상이었으므로 할머니는

광주리에 인 모든 질퍽한 것들을

맛조개가 먹으라고 밀려오는 바닷물에 풀어놓은 것이다

초겨울의 햇살은 오래 전 돌아가신 증조모의 잔소리처럼 간지럽고

방파제에 한가득 맛조개를 풀어놓으면

순천만은 모든 것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개펄을 솜이불처럼 다시 덮어 놓는다

김경태 경기도 평택시 항만지원과 실무관

김경태 경기도 평택시 항만지원과 실무관

제20회 공무원문예대전 금상 수상작품

2017-06-05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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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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