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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공무원] UFO 뜨면 행자부가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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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목격담 수백건 넘어

‘별그대’ 광해군 때 화광 모티브
도민준이 탄 항아리형 기록도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행정자치부는 국가의 행정사무로서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소관에 속하지 아니하는 사무를 처리한다고 되어 있다. 이 법 조항 때문에 만약 미확인비행물체(UFO)가 나타나면 행자부 장관이 나서서 외계인을 만나야만 한다는 우스개가 행자부 직원들 사이에 자주 통용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UFO 목격담이 많이 나오는데 인조 60건, 숙종 27건, 광해 17건 순이다. 2만여건에 이르는 조선의 천문기록을 모두 따지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성리학을 기본으로 하는 조선은 천문을 과학으로 풀어내려 노력했다. 당시의 천문기록은 태양계 주변에서 나타나 태양을 향해 움직이는 별을 꼬리가 없을 때는 패성(悖星), 태양에 접근하면서 얼음이 녹아 꼬리가 생기면 혜성(彗星), 새로 관측된 별은 객성, 별똥별은 유성 등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일부에서는 조선시대에도 UFO가 있었을까 의심하기도 하지만, 이처럼 별은 이동 방향이나 모양 등에 따라 정확히 구분하여 기록했고 별이 아닌 확인되지 않은 비행체 즉 UFO는 외형적인 특징과 함께 화광(火光)으로 표기하고 있어 유성을 UFO로 오인했거나 잘못 기록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특히 2014년 초 방영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광해군 일기에 등장하는 화광에 대한 기록을 모티브로 삼았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20권 1609년 9월 25일 세 번째 기사는 이형욱 감사가 강원도에서 일어난 기이한 자연현상에 대해 보고했다.

이형욱 강원감사 보고서에 의하면 1609년 8월 25일 강원도 다섯 곳에서 UFO가 목격됐는데, 간성군에서는 햇무리 모양, 원주목은 붉은색 배, 강릉부는 큰 호리병, 춘천부는 큰 동이, 양양부는 세숫대야 모양이라고 표현했다. 양양부 품관인 김문위가 가장 가까이에서 본 것으로 되어 있다. 각 군·부가 관측된 내용을 보고하자 이 감사가 기이한 현상이라고 판단해 확인 조사에 들어가고 이를 다시 취합해 조정에 보고하는데 한 달여가 걸린 것이다. 당시의 교통이나 통신 사정을 감안한다면 대단히 신속 정확한 보고였다.

실록에는 UFO를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기술하고 있어 이 감사가 얼마나 보고서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쓰려 노력했는지 역력하다. 임금에게 보고하는 자리도 매우 진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당한 보고서란 호통도 없어 통치이념 차원에서 천문을 연구해 온 조선의 임금과 대신들이 천문이나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거나 보고자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이날 보고된 현상이 너무 기이해 자신들이 가진 정보로는 논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유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조선시대 우리나라에 온 UFO 중 드라마 속 도민준이 타고 온 것과 규모나 모양에서 가장 유사한 것은 1711년 경상도 일대에서 목격된 항아리형 비행체다. 숙종실록 50권 1711년 5월 20일 첫번째 기사는 경상도 김해, 양산, 칠원 등 6개 읍에서 동시에 목격된 화광(UFO)에 대한 기록이다. 해시(오후 9~11시)에 하늘이 이상하게 검더니 잠시 화광이 낮과 같았으며 그때 하늘 위로 한 물건이 나타났는데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둥근 항아리 모양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갔다. 보고서는 짧고 간결하지만 목격된 내용이 모두 일치하고 모양도 항아리형으로 한 가지다. 아쉽게도 이날 보고서에는 보고자가 표기되지 않았고, 임금이나 대신들의 논평도 없어 더이상 추론이 어렵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2017-06-26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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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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