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43명 출자 협동조합 출범
공공이용시설 운영 수익 등으로 도시재생 지원 끝나도 사업 계속
새 정부 들어 낡은 지역을 손보는 정비모델로 도시재생사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전국 1호’ 도시재생 사업지인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지역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마을기업이 문을 열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 재생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새 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후 3년여간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예산 200억원을 지원받아 봉제역사관 부지 매입과 조명 등 기반 시설 설치, 바닥 포장, 채석장 명소화 사업 등의 비용으로 썼다. 덕분에 마을 분위기가 밝아졌고 젊은 취향의 술집 등이 들어서 청년층이 점점 많이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시비 지원은 올해 말이면 끝나 도시재생 사업을 주민 스스로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했다. 지역재생기업이 바로 이 역할을 하게 된다.
지역재생기업은 주민들이 직접 출자한 협동조합이다. 이번에 출범한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은 발기인 8명을 포함해 주민 조합원 43명으로 이뤄졌다. 조합원들은 3만원부터 50만원까지 내 출자금 334만원을 모았다. 시는 “조합이 중심이 돼 주민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지역사회에 재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앞으로 비디오아티스트 고 백남준 가옥 터에 지은 백남준 기념 카페 등 공공이용시설 운영·관리, 지역 답사 프로그램 운영, 봉제 등 지역 생산품 판매·유통 등의 일을 맡는다. 이를 통해 돈을 벌면 마을 기금으로 적립해 뒀다가 지역 복지사업에 쓰거나 새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시 관계자는 “카페 직원이나 답사 해설사 등으로 지역민을 채용해 일자리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