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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북클럽

뜻이 통하는 친구를 사귀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독서다. 책을 읽으며 끝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 독자는, 다른 독자와는 물론 곁에 없는 저자와도 뜻을 함께하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외교부 독서토론회 모임인 ‘외교부 북클럽’ 회원들도 오로지 책을 매개로 모여 서로 생각의 깊이를 공유하며 돈독한 관계를 다지고 있다.

외교부 청사의 한 회의실에서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외교부 북클럽 회원들. 왼쪽부터 윤지완 정책분석과장, 회장인 고윤주 북미국 심의관, 간사인 김건화 남미과장, 김채현 북미국 직원, 박진영 아세안협력과 사무관.

# 2개월 만에 회원 30명… 주제 관련 책 읽고 토론

북클럽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다. 미국 뉴욕총영사관에서 함께 근무했던 고윤주 북미국 심의관과 김건화 남미과장이 의기투합해 올해 처음 결성했다. 책을 즐겨 읽는 직원들이 많지만 기존에 정식으로 등록된 부내 동호회가 없어 본격적으로 독서인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연 것이었다. 회장과 간사는 고 심의관과 김 과장이 각각 맡았다.



고 심의관 등이 앞장서 장을 펼치자 곳곳에서 홀로 ‘골방 독서’를 하던 직원들이 빠르게 모여들었고 출범 2개월여 만에 회원은 30명가량이 됐다. 이헌 전 조정기획관, 허태완 중남미국장 등 독서 내공이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청사 인근에서 열린다. 책 한권을 정해 같이 읽고 얘기를 나누는 통상적인 방법 외에 특정 주제를 정해 각자 관련 서적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0월 토론회의 주제는 죽음이었다고 한다. 회원들은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룬 책이나 톨스톨이의 ‘전쟁과 평화’ 같은 고전을 죽음의 관점에서 다시 읽은 뒤 토론을 벌였다. 지난달에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었다.

# 프론티어·피터팬 등 이름·직책 대신 별명 불러

외교부 북클럽에는 특이한 운영 방식이 있다. 다들 서로 알 만한 외교부 직원들이지만 이름이나 직책 대신 서로의 별명을 부른다. 국장급과 평직원이 함께 하는 모임에서 본래 직책과 이름은 서로 친구가 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고 심의관의 별명은 ‘프론티어’, 김 과장은 ‘피터팬’이다. 김 과장은 “회사에서 하는 모임이다 보니 직책과 이름을 부르면 보이지 않는 위계, 선후배 문화가 작동하고 결국 말을 편히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업무 외 다양한 분야 읽으며 공직자 소양 넓혀가

회원들은 독서의 장점은 부처 업무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 과장의 경우 뉴욕총영사관 근무 시절 미국 금융사학자 존 스틸 고든의 책을 읽고 한 독자로서 메일을 주고받은 것을 인연으로 관계를 쌓아 저자를 공관 행사에 초청하기도 했다. 책이 주재국 석학과의 인연을 만들어 주는 ‘독서 외교’를 실천한 셈이다.

공직자로서 보고 생각하는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음도 물론이다. 고 심의관은 “직원들이 업무 분야 외에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새로운 사회의 흐름을 알지 못하면 결국은 국민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생긴다”면서 “그런 점에서 북클럽은 직장 문화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고 직원들이 세상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서도 폭넓은 관심을 가지게 해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7-12-18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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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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