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 강서구의회 의장
“공무원들은 구청에서 15~20년 일하면 행정의 달인이 됩니다. 그런 공무원들의 업무를 견제·감시·지적하려면 구의원은 100배 이상 공부해야 합니다.”이영철(71) 서울 강서구의회 의장의 의정 철학이다. 이 의장은 1998년 구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한 이후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다. 이 의장은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행부의 수레바퀴는 크고 구의회는 작은데 수레바퀴가 똑같이 굴러가려면 구의원들은 수백배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 의장은 구의원이 된 이후 예산을 파고들었다. 예산을 알아야 구를 제대로 견제·감시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고시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행정안전부 발간 예산 매뉴얼과 법령을 송두리째 외웠다. “매뉴얼을 30번 넘게 봤습니다. 어디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훤히 꿸 때쯤 되니 예산을 조금 아는 편에 속하게 되더군요.” 그는 의회 안팎에서 ‘예산통’으로 일컬어지며 구의원이나 공무원을 대상으로 예산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의장은 내년 6월 구의장을 끝으로 20여년의 의정활동을 끝낸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지방의원 길잡이가 될 책을 내려 한다.
후배 구의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구의원은 주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 있습니다. 그 권한 행사를 통해 집행부를 견제·비판하고 주민복리 증진과 구정 발전, 사회 발전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궁극적으로 자아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