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창만 물길 따라 개막은 둔치에
옆구리 터지고 코 부러진 거룻배 한 척
갈밭에 아랫도리 처박고 한숨을 토한다
뱃길 물 가르면 메밀꽃 물띠 따라
끼룩끼룩 갈매기 따르던 옛 생각에
상한 몸뚱이 사리고 갈밭에 기억을 줍고 있다
들물 날물 출렁이며 주름진 개펄 적시면
묵정밭 드나들고 모시조개 맛 조개
뻘 속에서 숨을 고른다
해찰하던 밀물이 갈밭 젖 물리고 돌아서면
희번덕이던 갯바닥이 물방귀로 콧숨을 돌린다
고래실 같은 뻘밭 등허리
널 배로 북질 하던 하얀 이빨
아낙들 간데없다
망둥어 껄떼기 드나들던
젖은 음부陰部
그 질퍽한 갯펄에 황토 자갈
질러 박고
뚝방 길 마른 뼈다귀에 트랙타가 거친 숨을 깔고 간다
바람맞은 나락 모가지 누런
상복을 입고
들판에 허수아비 만장기輓葬旗 들고 섰다.
김형만
(전 영암군농업기술센터계장)
제19회 공무원문예대전 동상 입상작
2018-03-19 3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