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23곳 모두 참여→ 올해 6곳
“가족 나들이 지원 예산 낭비” 논란국가기념일 지정 사업도 성과 없어
경북도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하는 ‘할매할배의 날’이 갈수록 외면받고 있다. 할매·할배는 경상도 지역의 사투리로 할머니·할아버지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다.
3일 도에 따르면 2014년 10월 25일 전국 최초로 ‘할매할배의 날’ 선포식을 갖고 이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관련 조례도 제정하고 전담 부서도 설치했다.
할매할배의 날은 경북도가 가족공동체 회복과 인성교육을 위해 시·군에 연간 1000만원을 지원하고, 시·군이 10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 조부모·부모·손자 3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시·군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사업 첫해인 2015년에는 도내 23개 시·군이 모두 시행하다 지난해에 9개 시·군이, 올해는 6개 시·군만 참여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할매할배의 날 행사를 둘러싸고 잡음도 일고 있다. 김천시는 지난달 23일 조부모·부모·손자 3대 가족 17개 팀(76명)의 물놀이 체험 행사에 보조금 570만원(가구당 33만여원)을 지원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었다. 시가 이들에게 입장료(성인 2만 7000원)와 교통비, 식사비, 간식비에 현수막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도가 추진 중인 할매할배의 날 국가기념일 지정 사업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에 할매할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줄 것을 정식 건의했지만 지금껏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행정기관 주도의 전시성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기존 어버이날(5월 8일), 노인의 날(10월 2일)과 성격이 유사하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시·군 관계자들은 “할매할배의 날 행사가 대체적으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도는 시·군 평가지표에 할매할배의 날 행사를 포함하는 등 반강제성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8-07-04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