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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고시서 또 빠진 ‘사업장 이동 자유’… 여전히 발 묶인 이주노동자

이달 시행 외국인고용법 고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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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이달부터 시행되는 개정 외국인고용법 고시에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빠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핵심 사안을 제외한 채 사업장 변경 사유만 구체화해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이번 개정 고시가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개선했다고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2004년 도입 때부터 ‘외국인 노동자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받아 온 외국인 고용허가제(EPS)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용허가제를 통해 근무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22만 2374명이다. 2013년 상반기 16만 9131명에서 6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 고용노동부 소관인 외국인고용법 제25조에 따르면 이주노동자가 사회 통념상 해당 사업장에서 계속 일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사업장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고용허가제 비자(E-9)로 입국한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내국인과 동등한 보호를 받지만 한 번 취업한 사업장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만 직장을 옮길 수 있는데, 새 고시는 이를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여러 차례 임금을 받지 못하면 사업장을 바꿀 수 있다. 월 임금의 30% 이상 금액을 2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해서 지급했을 때, 월 임금의 10% 이상 금액을 4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지연해서 지급했을 때,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했을 때 등이다. 사업주가 성폭행을 했거나 비닐하우스처럼 열악한 숙소를 제공했을 때도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개정 고시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이들이 꾸준히 요구해 온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빠져 있어서다. 원하는 대로 사업장을 바꿀 수 없다면 이주노동자와 사업주 간 근로계약 관계가 동등할 수 없다는 게 이주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사업주가 폭행·폭언을 일삼고 부당한 지시를 내려도 이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현행법에는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사업장을 바꿀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법의 혜택을 보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법을 모르다 보니 사업주의 위법 사실을 체계적으로 입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 고용센터가 ‘외국인근로자 권익보호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이주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한 시민단체 ‘이주공동행동’의 한 관계자는 “고용허가제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우리 정부가 ‘고시를 개정했다’고 생색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사업장 변경 사유만 세분화하는 조치로는 결코 이주노동자의 기본권과 노동권을 개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19-02-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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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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