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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철강·쌀 생산지 당진, 환경도시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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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환경 조화 꾀하는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업체 326개
석문산단 철도 ‘예타’ 면제로 날개 달아
미질 뛰어난 ‘해나루쌀’ 브랜드화 성공


화력발전소 많아 미세먼지 배출량 급증
기업들과 협약 맺고 20~40% 감축 선언
시민들 참여 ‘민간환경감시센터’도 운영

오염물질을 뿜어내는 당진화력발전소. 당진 대기오염 배출 주범의 하나다.
당진시 제공

“국내 철강의 30%를 생산하는 ‘철강도시’, 쌀생산량 전국 1위 농촌, 전 세계 최대 단일 규모 화력발전 생산기지.”

충남 당진시를 설명하는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잘 조화될 것 같지 않은 공업과 농업이 공생하며, 그것도 전국 최고를 달리는 지역은 드물다. 시로서는 이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이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대규모 오염 발생 감축을 위해 기업 등과 협력하거나 때로는 갈등을 빚는 숙명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 풍요와 환경의 조화를 꾀하는 당진시의 노력은 각별하다.

6일 당진시에 따르면 지역 철강 업체는 협력 업체를 포함해 326개로 전체 기업수 836개의 40%에 가깝다. 612개 중 217개(35.5%)가 철강 기업이던 2012년보다 크게 늘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굴지의 철강 기업이 있다. 현대제철은 옛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인수했다. 한때 ‘당진은 강아지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 만큼 호황을 누리다 한보철강이 부도가 났다. 당진 경제는 황폐해졌다.


당진화력발전소 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하기 위한 민간환경감시센터가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당진시 제공

당진을 되살린 것은 2000년 11월 개통된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다. 이 다리가 수도권과 호남을 이어 주면서 굵직한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와 동국제강 당진공장 등 대규모 철강공장이 잇따라 지어졌다.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부곡지구는 대형 철강 기업을 충분히 수용했고, 드넓은 석문국가산단은 여전히 남아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석문산단 인입 철도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결정했다. 당진에 처음 건설되는 산업 철도다. 2027년 석문산단~합덕역(예정) 철도(31㎞)가 개통되면 서해복선전철과 장항선을 잇는 물류망이 좋아져 지역경제는 날개를 달 전망이다.

동시에 인구도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17만 3500여명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다른 시·군과 달리 2000년 12만 2800명에서 5만여명이 늘었다. 2000년 1조 8000억원이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6년 12조 6000억원으로 7배 늘었다.

당진이 철강도시로 발전한 것은 풍부한 전기도 한몫했다. 당진화력발전소 10기에서 총 6040㎿의 전기를 생산한다. 심승보 시 에너지자원팀장은 “국내 최대 생산량이다. 당진은 에너지 자립도가 400%로 4분의3은 수도권 등으로 보낸다는 얘기”라며 “용광로 가동 등으로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전기 소비처인데 당진만 한 입지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대기오염은 심각하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2015년 모두 13만 1752t에 달했다. 충남 전체 배출량(46만 3618t)의 28.4%를 차지한다. 조사는 73.8%가 철강 공장과 화력발전소 등에서 뿜어낸다고 했다. 김정수 주무관은 “충남만 해도 서산, 부여 등 서부권과 동남부권이 지난해 2번 또는 5번에 그친 미세먼지주의보가 당진이 있는 북부권에서는 12번이나 발령됐다”고 했다.

당진시는 대기오염 감축에 행정력을 쏟았다. 2016년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 건설 계획이 하이라이트였다. 시민 1000여명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고, 김홍장 당진시장은 뜨거운 여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7일 동안 단식 농성을 벌였다. 심 팀장은 “결국 정부는 사업을 포기했고, 이는 자치단체가 국가의 석탄화력 에너지 정책을 저지한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됐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때인 2017년 2월 당진을 찾았다. 그리고 당선 후 탈석탄 정책을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다”고 했다.

오염물질 배출 감축은 김 시장의 핵심 사업이다. 2017년 7월 현대제철과 당진화력으로부터 2020년까지 오염물질 배출량을 2016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끌어냈다. 다른 기업들도 20% 감축을 선언했다. 시는 주민이 참여한 검증위원회를 만들었다. 지난해 4월 당진화력 인근에 국내 최초로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설치했다. 시민들도 설문조사에서 ‘환경’이 우선이라며 시를 지지했다.

시는 수질오염 해결에도 정성을 많이 쏟는다. 전국 벼 재배 면적과 쌀생산량이 모두 1위인데도 이천쌀 등보다 저평가돼 있어서다. 올해부터 주요 농업용수 공급 호수인 삽교호에 ‘수질오염총량제’를 도입했다. 자치단체들이 유입 지천 오염물질 배출량을 관리하는 제도다. 문은호 주무관은 “삽교호는 현재 화학적산소요구량(COD) 5등급으로 수질을 더 개선하려고 남원천 생태사업, 석우천 오염저감시설 설치 등 지천부터 개선 사업을 하나 7개 시·군에 걸친 담수호여서 우리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그래서 다른 자치단체의 협력을 끌어내려고 애를 쓴다”고 했다. 또 다른 담수호 석문호도 지천부터 수질오염 차단에 나섰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면서도 미질이 뛰어나 사랑을 받는 당진 브랜드쌀 ‘해나루쌀’.
당진시 제공

당진은 지난해 1만 9140㏊에 벼를 심어 10만 5748t의 쌀을 생산했다. 우강·합덕 들판은 유명하다. 미질이 뛰어나 오래전부터 ‘이천쌀’, ‘경기미’로 둔갑해 팔린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당진은 ‘해나루쌀’로 브랜드화했다. 신낙현 시 쌀산업팀장은 “서울 상인들이 당진쌀 하면 보지도 않고 사가지만 생산량이 워낙 많다 보니 지금도 이천쌀과 경기미로 둔갑해 팔리기도 한다”며 “그래서 당진쌀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더 높이려는 것이고, 그러려면 농업용수부터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9-02-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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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