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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만 있나… 올여름 가볼 만한 전국 이색 피서지

때 이른 무더위가 엄습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경험했던 자치단체는 벌써 무더위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무더위 쉼터, 그늘막은 물론 도로 위를 특수재질로 덧칠하는 ‘쿨 페이브먼트’와 미세한 물 입자를 내뿜는 ‘쿨링 포그’ 등 생소한(?) 폭염 대책이 쏟아진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대구시는 체감온도를 10도 낮출 수 있다며 대대적인 양산 쓰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해수욕장도 잇따라 개장하고 있다. 하지만 물속에 들어가 해수욕을 즐기는 데는 멈칫해지는 시기에 더위를 식혀 줄 이색 피서 장소에 눈길이 끌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노레일을 타고 관람이 가능한 대금굴.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로 손꼽힌다.
삼척시 제공

●영상 10~15도 동굴서 눈 호강

동굴 하면 강원도, 이 중 삼척은 ‘동굴의 도시’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른 뙤약볕에 벌써 피서객들로 붐빈다. 1997년 개방한 환선굴이나 2006년 문 연 대금굴은 관람객 14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성수기, 비수기 안 가리지만 요즘 주말에는 연일 매진이다.

사계절 평균 10~15도로 서늘하다. 외투까지 걸친 관람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게다가 굴 내부가 화려해 눈 호강도 누릴 수 있다.

대금굴은 기묘한 종유석, 크고 작은 폭포, 동굴호수가 있고 환선굴은 폭포에 기형 휴석(옥좌대), 종유석(도깨비방망이), 동굴산호, 월유 등 성장 중인 동굴 생성물이 지천이다. 국내 최초 동굴 모노레일을 타고 내부 140m까지 진입하는 이색 체험도 가능해 즐거움이 일석이조다. 동굴이 커 머리를 숙이는 불편도 없다. 5억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동양 최대의 석회 동굴지대인 대이동굴지대(천연기념물 178호)로 관음굴 등 유명한 동굴이 여럿 있지만 두 동굴만 개방했다. 홍영미 삼척시 주무관은 “동굴 주변에 도계유리나라와 피노키오나라, 도계이끼폭포, 미로정원 등도 둘러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충북 단양군 단양읍 고수동굴도 벌써 문전성시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6월 3만여명이 입장했는데 올 6월은 더 몰리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동굴 안은 14~15도에 그친다. 천연냉장고나 다름없지만 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체감온도는 적당하다. 천연기념물 256호로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로 평가받는 이곳은 마리아상, 독수리, 천당성벽 등 갖가지 모양의 종유석과 1.7㎞에 걸쳐 석순이 늘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6년 조명 등을 대대적으로 보수해 동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폐터널·폐광산 활용한 피서지

전남 광양에는 경전선 폐터널을 활용한 광양와인동굴과 에코파크가 있다. 바깥이 35도를 웃돌며 펄펄 끓어도 17~18도를 유지한다. 와인동굴에서 세계의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어 금상첨화다. 세계 와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와인 판매장도 있다. 와인의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곳이다.

지난달 1일에는 와인동굴 바로 옆에 길이 290m, 폭 5.3m, 높이 6.5m 크기의 에코파크가 들어섰다. 갯벌, 암벽등반, 화석탐사 등 체험이 가능한 전국 최초의 동굴체험학습장이다. 화석을 탐사하는 이색적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심어 준다.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교육공간이면서 상상, 도전, 낭만에 피서를 겸할 수 있는 1석 4조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충남 보령시 폐광 냉풍욕장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추운지 숄 등을 걸치고 있다.
보령시 제공

폐광을 이용한 충남 보령의 냉풍욕장도 인기다. 보령시 청라면 성주산 자락에 있다.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1992년 문을 닫은 폐광산이 ‘한여름의 별천지’로 불리는 인기 피서 휴양지로 변신했다. 보령시와 주민들은 무연탄 생산으로 지역 경제를 이끌던 탄광이 문을 닫자 고민 끝에 지하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이용해 양송이를 재배했다. 이 과정에서 동굴을 찾은 사람들의 반응이 좋자 이를 관광자원화했다. 시는 2017년 폐광기금 32억원을 들여 갱도를 보강하고 200m짜리 냉풍 인공터널을 리모델링했다.

냉수체험시설 등도 만들었다. 문을 여는 여름철 두 달 동안 10만명이 찾아온다. 냉풍욕장의 찬바람은 지하 300∼400m 폐광에서 올라오고, 이 바람이 순환하면서 동굴 내부는 늘 13도 안팎을 유지한다. 시 관계자는 “폐광된 지 27년이 돼 먼지 등이 발생하지 않아 찬바람의 질이 항상 좋은 상태”라며 “올해는 17일 개장한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차로 15분쯤 가면 보령석탄박물관(보령시 성주면)도 있다. 최근 리노베이션했으며 오는 14일 개장한다. 400m 지하 갱도까지 내려가는 듯한 체험 엘리베이터는 백미다.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의 경남 밀양 얼음골과 얼음골 계곡.
밀양시 제공

●밀양 ‘얼음골’·의성 ‘빙계계곡’

일찌감치 이름난 경남 밀양 얼음골은 더할 나위 없다.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얼어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됐다.

밀양시 산내면 재약산(해발 1189m) 중턱 해발 600m에 있는 골짜기로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얼음이 얼고 바위틈에서 찬바람이 나온다. 6월 중순부터 얼기 시작해 7월 말~8월 초에 얼음이 가장 많이 언다. 얼음이 어는 바위틈은 여름 평균 기온이 0.2도, 계곡물은 4~8도다. 폭염에도 얼음골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1~2분만 지나면 발이 시리다. 반대로 가을로 접어들면 얼음이 녹기 시작해 겨울이 되면 바위틈에서 따듯한 공기가 흘러나오고 계곡물도 얼지 않으니 신비롭다.

이런 자연현상은 암석 속에 틈이 많이 생겨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에 공기가 낮은 곳으로 이동해 지하에서 냉각되고 단열팽창이 일어나 온도가 0도 아래로 떨어져 수증기와 물이 언다. 겨울에는 공기가 위로 이동해 지표면으로 나오면서 기온이 15도 안팎으로 따듯해져 바위틈에서 수증기가 새어나온다는 것이다. 주변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경북 의성군 춘산면 빙계계곡은 한여름에도 영하 4도를 기록하는 ‘겨울 계곡’이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은 계곡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얼음 구멍 ‘빙혈’과 찬바람 구멍 ‘풍혈’이 있는 빙산이 나온다. 빙혈은 10m 앞에서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빙혈 옆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풍혈이 있다. 경북 8승의 하나인 빙계계곡은 풍광까지 아름다워 1경 빙혈, 2경 풍혈, 3경 인암, 4경 의각, 5경 수대, 6경 석탑, 7경 불정, 8경 용추 등 8경이 별도로 지정돼 있다. 2011년 ‘의성 빙계리 얼음골’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 제527호로 지정됐다.


사계절 힐링 명소로 통하는 전북 완주군 상관 편백숲.
완주군 제공

●태안 ‘독살’·완주 편백나무 군락지

좀더 활동적이거나 반대로 조용히 힐링하고 싶은 피서지도 있다.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의 ‘독살’은 활동적인 이색 피서법이다. 밀물 때 바닷가에 쌓은 돌둑을 넘어와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반두 등으로 잡는 전통 고기잡이다. 물에서 첨벙거리다 보면 더위는 사라진다. 마을 관계자는 “광어와 우럭이 많이 잡히는데 모두 재미있어한다”고 했다. 어른 키 높이에 길이 150~400m의 독살 7개가 있다.

전북 완주군 상관 편백숲은 그늘지고 피톤치드를 내뿜어 건강에도 좋아 인기다. 세계적인 명소 전주 한옥마을에서 10분 거리인 이곳은 50년생 편백나무 10만 그루가 군락을 이룬다. 입구에 유황 온천수 족욕탕이 있어 산책 후 발을 담그면 피로가 풀린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9-06-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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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