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추석 보낸 뒤 농산물 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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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에 사과 20% 정도가 떨어졌어요. 추석도 지나 값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에게 말도 못 붙입니다.”(충남 예산능금농협 이준우 상무) “태풍에 배추들이 뿌리째 뽑혀 날아가 서둘러 밭떼기로 팔았는데 값이 계속 올라 좀 아쉽습니다.”(충남 서산시 고북면 농민 김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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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태풍에 채소값은 폭등하고, 추석 특수가 지난 과일값은 폭락하고 있다. 과일 농가는 태풍 피해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린다. 재배 농산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3일 농산물유통정보를 통해 고랭지 배추 10㎏ 도매가가 1만 8400원으로 추석을 앞둔 1개월 전 9000원의 두 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상추는 4㎏에 4만 6800원이다. 한 달 전엔 2만 4640원이었다. 오이(취청)도 50개당 2만 5400원에서 3만 7667원으로 상승하는 등 채소값이 대부분 급등했다.
반면 홍로 사과는 10㎏짜리가 한 달 전 4만 4960원에 팔렸으나 현재 2만 8200원까지 폭락했다. 신고 배도 15㎏에 6만 6700원이던 1개월 전과 달리 3만 5400원으로 떨어졌다. 산지에서는 더 형편없다. 전북 장수군 사과의 경우 ㎏당 1000원 수준으로 박스값과 선별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든 실정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별하지 않은 과일을 20㎏들이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출하하고 있다.
이 상무는 “태풍에 흠이 난 것까지 하면 피해는 훨씬 크다”면서 “낙과가 20%라고 해도 인건비와 농약값 등 고정비가 덜 들어가는 것도 아니어서 농민 피해는 두세 배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이곡리에서 배를 재배하는 강찬수(57)씨는 “태풍 링링에 50~60% 정도가 떨어져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추석이 빨라 명절 이후 홍수 출하된 데다 생산량까지 늘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