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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달인 뒤엔 ‘별칭 파워’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 ‘탄소 전도사’ 송하진… ‘운동화 도지사’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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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타칭 지자체장 ‘CEO 브랜드’ 살펴보니

박원순(63) 시장은 검찰로 출발해 시민운동가를 거쳐 첫 3선 서울시장으로 선출됐지만 가장 내세우는 직함은 ‘소셜 디자이너’다. 다소 생소한 이 직함은 박 시장이 희망제작소 이사 때 만든 것으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사회를 바꾸는 사람을 뜻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 8년 동안 여러 가지 상상력 실험을 단행했다.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버려진 석유비축기지를 2013년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거쳐 2017년 9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2017년 5월에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중정원인 ‘서울로 7017’로 변신시켰다. 지난해 4월엔 자전거 친화도시를 선포하며 종로에 자전거도로를 개통했다.

일각에서는 종로 자전거도로에 자전거 통행량이 많지 않아 도심 교통 혼잡만 가중시킨다거나 서울로 7017이 기존의 고가도로가 부담하던 교통 수송의 기능을 상실하게 했고 사람들도 별로 찾지 않는다며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서울시를 기존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보행친화도시로 혁신한다는 박 시장의 철학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文대통령과 각별한 김경수는 ‘실세지사’

김경수(52) 경남지사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지역과 중앙에서 모두 ‘실세지사’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척에서 모신 인연이 있고 김 지사에 대한 문 대통령의 믿음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지사가 도지사로 취임한 뒤 경남·북 숙원사업이 속속 풀렸다. 경북 김천~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사업’이 확정된 게 대표적이다. 최근 경남도와 시군이 정부 각종 공모사업 등에서 성과를 거둔 것도 ‘실세지사’ 덕분이란 평이다. 다른 시도에서는 ‘경남이 독식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송하진(67) 전북지사는 ‘탄소전도사’를 자임한다. 전주시장 재임 때부터 전주시 산하에 탄소산업기술원을 설립하고 대기업 효성을 유치해 가벼우면서 강도는 높은 탄소섬유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민선 6기 전북지사로 당선된 뒤에도 탄소산업을 전북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으나 속도는 더디다. 탄소산업은 대통령 공약사업임에도 여당과 정부 반대로 국회에서 탄소진흥원 설립법안이 표류하고 있다.

운동화를 즐겨 신어 ‘운동화 도지사’로 불리는 이철우(64) 경북지사는 양복을 입고도 운동화를 신는다. 민선 7기 취임식 때 경북도 공무원노조로부터 ‘도민을 위해 열심히 뛰어 달라’는 뜻으로 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받은 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표시로 늘 신고 다닌다. 이 지사는 “정말 죽어라 뛰어다녀도 운동화가 잘 안 닳는다”며 운동화 지사로 불리는 데 자부심을 보인다.

‘지방분권 전도사’로 불리는 염태영(59) 수원시장은 지난 6월 226개 기초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회 대표회장을 맡은 뒤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알리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국민행동 공동의장, 전국자치분권개헌추진본부 공동대표 등도 맡고 있다. 그는 “지역의 문제는 지역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에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고 외친다.

●지역 권한 외치는 ‘지방분권 전도사’ 염태영

자치단체장마다 자칭·타칭으로 내세우는 ‘별칭’이 있다. 단체장의 일하는 방식이나 강조하는 시책은 물론 리더로서의 장점, 위상, 정치력 등을 한꺼번에 보여 주는 ‘CEO브랜드’인 셈이다.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단체장과 주민 간 거리를 좁히고 행정에 친근감을 갖도록 하는 측면도 있다는 평이다.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970~1980년대 발전행정시대에는 중앙정부 중심으로 국가발전을 이뤄 왔다면 오늘날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시대에는 단체장이 힘을 나누고 각자가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지역 사정과 특성을 살린 행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CEO브랜드 현상은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서울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9-12-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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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