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왕조 이용상 국내 정착·집성촌 이뤄
294억 들여 왕조 유적지 재현 등 계획
화산 이씨 유적비 정비 등 사업 불투명
경북 봉화군이 전국 최초로 추진 중인 베트남타운 조성 사업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애초 계획했던 100억원이 훨씬 넘는 국비 확보가 전혀 안 됐기 때문이다.
봉화군은 2024년까지 봉성면 창평리 충효당(경북도 문화재자료 제466호) 인근 부지 3만여㎡에 총사업비 294억원(국비 및 지방비 각 147억원)을 투입, ‘봉화 베트남타운’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베트남타운에는 베트남 길 및 베트남 마을, 베트남 최초의 통일왕조인 리 왕조의 유적지 등이 재현될 예정이다.
베트남 리 왕조 6대 황제의 아들 이용상이 화산 이씨(花山 李氏)로, 대한민국에 정착한 후 그의 후손들이 봉화 봉성면 창평리에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는 것에서 착안했다. 이곳에는 베트남 리 왕조 관련 유적인 충효당과 유허비가 있는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베트남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화산 이씨 일가는 왕조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아직도 베트남에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베트남 당국과 현지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사업으로 국내 거주 베트남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베트남 방문객을 유인하는 등 각종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에 급제동이 걸렸다. 군은 애초 사업비의 절반인 147억원을 국비로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국가 재정분권 관계 법률 개정으로 차질이 빚어졌다.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가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국비를 올해부터 지원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경북도와 봉화군의 열악한 재정 여건상 사업비 전액을 지방비로 확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