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도 놀러 오는’ 순천만국가정원

평균 27.9년… 부처별 최대 13년 11개월차 행복도시건설청 17년 4개월로 가장 빨라 세종시 평균 17.6년… 전남은 28.3년 걸려

대구마라톤에 세계 엘리트급 17개국 160명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지자체마다 청년 범위 들쭉날쭉… 인구구조·재정 형

공사 관계자들 “한밤 파쇄석 500t 운반” 스카이칠십이 “금시초문, 말도 안 된다” 인천공항공사 “사실 확인 땐 법적 조치”

“관광·지역경제 활성화”… 지자체들 캐릭터 마케팅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톡! 톡! talk 공무원] ‘커피 시인’ 윤보영 복지부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총괄팀장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치유 필요한 분에게 시로 재능 기부하고파”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네요. 아,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윤보영 복지부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총괄팀장

시에서 달콤 쌉싸름한 커피향이 난다. 그윽한 커피향과 그리움이 단 두 문장에 담겼다. 윤보영 보건복지부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센터 지원총괄팀장의 시 ‘커피’다. 그는 ‘공무원’ 윤보영보다 ‘커피 시인’으로 더 잘 알려졌다. 복지부 내에서도 윤 팀장이 ‘윤보영 시인’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200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지금까지 12권의 시집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7만명의 팔로어가 있는 ‘SNS 스타’이기도 하다. SNS에 시를 올리고 독자와 소통한다. ‘12월의 선물’과 ‘가슴에 내리는 비’, 이 두 편의 시는 1000만명이 조회했다.

“사람들이 매일 제 새로운 시를 읽고 행복해해요. 그런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저 역시 행복하고요. 지난 15일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만난 윤 시인은 시 ‘커피’를 직접 낭송해 주며 이렇게 말했다. 무뚝뚝한 인상이지만 시를 낭송할 땐 천생 시인의 표정이다.

커피 시인이란 별명을 얻게 된 건 2013년부터 커피에 대한 시만 1300여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SNS에 커피 관련 시를 한 편씩 올리겠다고 독자들과 약속했는데, 아침저녁으로 시를 쓰다 보니 어느새 1300여편이 됐다. 커피를 좋아해 바리스타 자격증도 취득했다.

윤 시인의 시는 90% 이상이 짧다. 시는 어려울 필요가 없으며 독자들이 읽었을 때 ‘아, 맞아 나도 이런 적 있어’라고 공감할 수 있어야 좋은 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시 낭송회를 하며 독자들과도 자주 만난다.

“한 독자가 암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딸이 제 ‘네잎클로버’라는 시를 들려주고선 ‘엄마는 우리 희망이야’라고 말했대요. 수술을 받으며 그 시를 생각했고 잘 견뎌 암을 극복했다며 제게 편지를 보내온 적도 있어요.”

한글을 몰랐던 70대 독자가 그의 시 낭송을 듣고선 ‘나도 이런 시를 쓰고 싶다’며 한글을 배운 일도 있었다. 이 독자는 1년 만에 한글을 다 배우고 곧 자신의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윤 시인은 복지부 공무원을 하다 시인이 됐다. 2000년 친형에게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시를 선물했는데, 형이 시를 읽고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누구나 시인으로 살 수 있도록 감성 자극이 필요한 이들과 치유가 필요한 분들에게 가능한 한 많이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06-16 12면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블로그

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