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배은선(56) 송탄역장. 1983년 역무원으로 철도와 연을 맺은 그는 수송원·운전원·차장 등 36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별별 철도 이야기를 담았다. 기차를 달리게 하는 장치부터 열차와 기차의 차이, 승차권 변천, 신호의 진화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냈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한국 여객열차의 변천사다. 식민지 시기와 광복, 전쟁과 혼란기, 군사쿠데타와 경제성장기 등 요동치던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들쑥날쑥하고 자료가 부족한 열차의 변천과정을 정리하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 역장은 철도의 ‘산증인’이다. “철도를 배우겠다”며 일본학과 사진을 공부했고 철도경영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기차가 온다’에 실린 사진 대부분도 그의 작품이다. 철도박물관 등에서 근무하며 1899년 이후 우리나라 철도승차권의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철도승차권도록’을 2007년 펴낸 바 있다. 배 역장은 “철도의 역사와 가치가 후대에도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며 “후배들이 긍지를 갖고 철도인의 길을 가는 데 작은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현직 역장이 풀어낸 한국철도의 뒷애기 ‘기차가 온다’
코레일 현직 역장이 제125주년 철도의 날(6월 28일)을 맞아 증기기관차에서 KTX까지 한국철도의 역사를 기록한 ‘기차가 온다’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