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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외교부 홍보 대박… 펭수에 울고 웃는 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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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마다 직통령 펭수 모셔 오기 경쟁


펭수
연합뉴스

구독자 139만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버 ‘펭수’가 보건복지부에 나타났다. 펭수가 하루 동안 복지부 장관으로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직원들 건강도 챙기는 유튜브 영상은 하루 만에 127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외교부를 방문해 자신의 해외 진출 방안을 의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역시 195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바야흐로 펭수가 대세인 것은 정부도 다르지 않다. 정부 부처가 펭수 때문에 울고 웃는다. 펭수 섭외에 성공한 복지부와 외교부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EBS가 펭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유튜브 계정 ‘자이언트 펭TV’에는 어떻게든 펭수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정부 부처 홍보 담당자들이 올린 댓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정부 부처들이 인기 유튜버 ‘펭수’를 활용한 정책 홍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펭수가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펭수앓이’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건 자타공인 복지부다. 복지부는 지난달 15일 유튜브에 올라온 ‘세상에 나쁜 펭귄은 없다’는 영상으로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펭수를 출연시키는 데 성공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식욕을 잃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던 펭수가 전문가들 도움으로 기운을 차리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3만회로 펭TV 영상 중 조회수 4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한 달 만에 펭수를 정부세종청사까지 모셔 오는 연타석 홈런까지 쳤다. ‘연타석 홈런타자’인 조승아 복지부 디지털소통팀장은 심심찮게 다른 부처 관계자들한테서 “어떻게 섭외했느냐. 비결을 알려 달라”는 문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조 팀장은 이렇게 단언했다. “비결은 오로지 팬심입니다. 덕후가 성공합니다.” 조 팀장은 “팀원들이 젊다 보니 자연스럽게 펭TV 구독자가 10만명도 안 될 때부터 펭수의 매력에 주목했다”면서 “펭수가 뜨기 전부터 연락한 덕을 봤다”고 했다.

복지부는 펭수를 통해 조직 개편 당위성을 홍보한 것도 성과로 꼽는 분위기다. 영상에는 김강립 복지부 차관 등이 장관이 된 펭수와 “건강정책실이 필요하다”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복지부는 현재 건강정책실 신설 문제를 행안부와 협의 중이다.


정부 부처들이 인기 유튜버 ‘펭수’를 활용한 정책 홍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펭수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공공기관 홍보에서는 기관장의 등장도 중요한 요소다. 외교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영상에서 강경화 장관이 청사에서 나와 외부로 이동하는 도중 펭수와 만나 즉석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선보여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장준성 외교부 정책홍보담당관은 “청사 앞에서 펭수와 마주치는 설정까지는 보고를 했는데 그다음 실제 대화는 대본 없이 즉석에서 했다”고 귀띔했다. 그 역시 다른 부처 관계자들한테 문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장 과장은 “수요자 마인드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펭수 측에 제안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복지부에서도 박능후 장관을 출연시키기 위해 펭수와 박 장관이 인수인계를 하는 장면을 넣으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촬영 당일 박 장관이 국회 일정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추가 촬영도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펭수가 너무 바빠서” 실패했다고 한다.

펑수
인사처TV 캡처

펭수를 정책 홍보에 이용하려는 경쟁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펑수’라는 캐릭터를 유튜브 인사처TV에 내보냈다가 일부에서 “공공기관이 저작권을 위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펑수가 “펭수 후배”를 자처하며 펭수에게 출연을 간청하는 내용이어서 표절보다는 오마주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다 추천 댓글도 “수많은 숟가락 중에 제일 짠하다”였다. 선근형 인사처 대변인은 “규모가 작은 인사처로선 당초 목적인 공직박람회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내부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펭수를 초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너무 높아진 몸값에 안타까워하는 부처들도 많다. 당장 펭수를 섭외해도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 펭TV에 올리는 영상 제작비가 수천만원대까지 올라간다는 후문이다. 행정안전부처럼 현실을 인정하고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곳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다 하는 걸 우리가 따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9-12-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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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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