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군인 아닌 노무자 참전 불인정… 권익위, 인사명령지 토대로 재심의 권고
6·25전쟁 참전 사진 등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참전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가 나왔다.12일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6·25전쟁 당시 군인이 아닌 노무자 신분이었으나 103노무사단과 논산훈련소 등에서 근무했다며 관련 사진과 자신의 이름이 적힌 인사명령지 등을 국방부에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103노무사단은 전쟁에 필요한 물자와 장비 보급을 위해 노무자 등 비(非)군인으로 구성한 부대였다.
하지만 국방부는 A씨의 ‘비(非)군인 참전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육군예비학교 졸업 후 논산훈련소로 배치됐다는 A씨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고, 당시 군산의 제1보충연대에 전속된 것으로 기록된 부대 인사명령지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참전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권익위는 A씨가 국방부에 제출한 인사명령지 등 군 기록, 부대 근무 시 찍은 사진들, A씨와 보증인들의 면담 등을 토대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인사명령지에는 A씨와 한자까지 동일한 이름의 계급·군번·소속이 명시돼 있었고 ‘육군 소위 A는 제1보충연대로, B는 제2훈련소로 전속’이라는 103노무사단장의 인사명령이 기록돼 있었다. 다른 인사명령지에는 ‘육군 소위 A, 제103사단 113연대, 공군사관학교 입교를 이유로 제적’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소속 군사편찬연구소는 “103노무사단은 전쟁 물자 및 시설 보급 등 정규군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으로 예비사관학교 졸업자들은 정규군이 아니었기 때문에 103노무사단에 배치됐다는 사실과 통상 병적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A씨의 이름이 기재된 인사명령지가 있다는 것은 참전 여부 확인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2-13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