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대형마트 중 이마트만 남아
넓은 야외주차장 보유해 우위 선점
홈플러스·롯데마트는 폐점 앞둬
한정된 지역·코로나 부진 겹쳐
대구 칠성동 대형마트 대전(大戰)의 승자는 ‘이마트’였다. 칠성동 침산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안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몇 년 동안 이들 대형마트는 총성 없는 치열한 영업 전쟁을 벌였다.
9일 대구 유통업계에 따르면 1997년 9월 칠성동에 제일 먼저 깃발은 꽂은 홈플러스 대구점은 최근 매각됐고, 내년까지만 영업한다. 홈플러스 1호점으로 옛 제일모직 터에 지은 칠성동 홈플러스는 개점 이후 수년간 전국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2001년 24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홈플러스를 운영한 삼성물산은 그룹 주력 기업 중 하나였던 제일모직의 상징성을 고려해 이곳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마트 칠성점. 2002년 4월에 홈플러스 대구점 600m 떨어진 곳에 둥지를 틀었다. 롯데마트 칠성점은 가장 늦은 2017년 12월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북구청과의 소송전 끝에 어렵게 문을 열었다.
3여년간 지속되던 이들 대형마트 3사의 유통 전쟁은 롯데마트 칠성점의 연말 폐점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이어 홈플러스 대구점도 내년 말 문을 닫는다. 롯데마트 칠성점에는 49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이들의 흥망성쇠는 예상됐던 결과라는 것이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이 내리막길로 들어선 가운데 한정된 지역에서 대형마트 3개가 공존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에 대형마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이마트 칠성점은 넓은 야외 주차장 등 편의성을 앞세워 유통대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2배가 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 4일에는 개점 19년 만에 식품 매장을 확대하고 전자제품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 시장이 불황이지만, 오프라인의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불황을 이겨 내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