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004년부터 명진아동보육센터의 방과후학교에서 간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방과후학교에는 보육센터 아이들과 동네 저소득층 아이들 등 50여명이 도움을 받고 있다. 부모님이 없는 경우도 있고, 한부모 가정이거나 맞벌이 가정이어서 집에서 만든 음식을 접하기 힘든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처음 자원봉사를 하게된 것은 인근 교회의 여성신도 회장을 맡고 있던 신명자씨다.
●잡채·떡볶이등에 엄마 손맛 듬뿍
“명진아동보육센터에 다니는 직원이 우리 교회를 다니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여성신도들과 함께 가보기로 했지요. 처음에 가서 요리했을 때 아이들이 좋아할까 조마조마했는데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이에요.”(신명자씨)
이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 전에는 슈퍼에서 파는 빵 우유 과자 정도가 간식으로 나왔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간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잡채, 샌드위치, 떡볶이, 떡국, 김치 부침개 등 메뉴도 다양하다. 매달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조사해 재료를 미리 사다 놓으면 이들이 와서 요리를 한다.
●작은 정성으로 큰 기쁨 안겨줘 흐뭇
“간식을 만드는 일은 평소 집에서도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든 일은 아니지만, 작은 정성으로 아이들한테 큰 일을 해준다는 게 뿌듯해요.‘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 먹어본다.’면서 하나도 안남기고 먹는 아이들이 고마울 따름이지요.”(선미진씨)
이들은 처음에 한 달에 두 번 방문했다. 올해부터는 매주 가서 간식을 만들기로 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못가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럴 때에는 반드시 다른 사람을 끼워넣는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떠올리면 쉽게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원생들 순수… 배울 점 많아
이들은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봉사를 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바뀌었습니다.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라 거칠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나도 순수한 아이들이어서 그렇게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웠어요.”(최순희씨)
“봉사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 배울 게 많아요. 오카리나, 영어, 중국어, 한자 등을 가르치는 학습봉사자들도 많더라고요. 이런 사람들이 더 많으면 좋겠어요.”(이보화씨)
이들은 지난해 10월 개원 1주년 기념식 때 받은 감사장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단순한 감사장이 아니라 자원봉사의 소중함을 이들에게 일깨워준 증표이기 때문이다.
●형편 허락하는 한 계속할래요
“갈 때마다 아이들이 ‘오늘 간식이 뭐예요?”라고 묻는 것처럼 저희도 간식을 만드는 날이 기다려져요. 이런 아이들을 위해 형편이 허락하는 한 간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줌마 4총사의 다짐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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