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획예산처의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 296개 공공기관 기관장의 지난해 연봉 상위 30걸 가운데 14곳을 재정경제부 산하기관들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7억 4000여만원으로 1위인 한국산업은행을 비롯,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상위 9위까지의 기관들이 모두 재경부를 주무부처로 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기관장들은 대부분 4억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산업자원부도 한국수출보험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강원랜드 등 7개 산하기관이 연봉 30걸 안에 들어 있다. 이들의 연봉도 3억 안팎이다. 두 부처는 산하 공공기관이 많은데다, 소속 공직자가 기관장이나 임원으로 진출하는 비중도 높은 편이다. 재경부의 경우 고위관료들이 금융공공기관을 장악,‘모피아’에 의한 관치금융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두 부처 외에도 건설교통부가 대한주택보증·한국토지공사 등 4개 산하 기관이 30걸 안에 포함되어 있으며, 과학기술부(한국과학기술원), 중소기업청(한국벤처투자), 행정자치부(대한지적공사) 등이 각각 1곳씩 연봉 30걸에 드는 산하기관을 거느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공기업 간부는 “연봉이 높은 공기업들은 대부분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업무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라며 “부처와는 직접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 동종 민간업계에 비교하면 결코 고액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모 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관장 중 연봉이 낮은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고액 연봉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깎인 적은 거의 없다.”면서 “고위 관료들의 산하기관 이직을 고려한 결과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