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 피하려 ‘거북이 입주’
잘 알려졌지만 ‘새집증후군’은 사람에게 해롭다. 심하면 피부병과 두통까지 앓게 된다. 그럼에도 “냄새가 지독할 뿐”이라고 견디며 지내기 일쑤다. 하지만 기록물엔 치명적이다. 더군다나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기록물에 대해선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에 얽힌 기록물을 관리하는 대통령기록관이 2006년 설립 이후 10년 만인 14일 기존의 경기 성남시에서 세종시로 둥지를 옮기는 덴 준공 뒤 무려 9개월이나 걸렸다. 여기엔 새집증후군 극복을 위한 고민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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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록관에서 일하는 한 연구관은 “8개월에 걸쳐 마감재를 말리는 건조 작업을 벌였다”며 “자료 이송 기간도 지난해 11월부터 50일을 웃돌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 “저온 서고에 있던 기록물이 실온으로 이동하면서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서고를 서서히 실온에 맞추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아울러 이전에 다소 부실했던 온라인 서비스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기록관엔 21개의 보존서고를 운용한다. 서가 길이를 모두 이으면 36.1㎞에 이른다. 서고는 ‘비밀번호, 정맥, 얼굴 인식’의 최첨단 3중 보안장치 구축으로 철통 보안을 자랑한다. 주요 소장물은 대통령 서명 헌법, 대통령 서한, 각종 대통령 선언문 및 정상회의자료 등이다. 기록관에는 초대형 스캐너, 비파괴 검사기 등 첨단시설을 갖춘 9개의 보존·복원 작업장을 설치했다. 대통령 기록물을 영구보존해 후대에 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