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로드맵 없이 미래산업 분야만 투자
투자펀드 조성금액 타 지자체보다 턱없이 부족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달 2024년도 도정 방향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에서 총 5000억원 규모의 전남 미래혁신산업 펀드를 조성해 첨단분야 벤처·창업기업을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도는 지난 2015년부터 투자 펀드를 조성해 창업 및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해 왔지만 8년 동안 투자펀드 조성금액은 다른 광역지자체보다도 턱없이 부족한 600억원 규모에 지나지 않는다. 이 중 도 출자금은 고작 147억원(전체 출자금의 24.4%)에 불과하는 등 스타트업에 집중투자를 위한 별도의 기금도 없는 상태다.
전남도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새로운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구체적인 중장기 계획도 없이 이미 추진했던 연구용역 결과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때문에 벤처·스타트업 기업이 집적할 수 있는 단지 조성과 지역별 특성을 살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민간주도형 전담기관 설립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김호진(더불어민주당·나주 1) 전남도의원은 “미래혁신산업 펀드가 바이오, 이차전지, 반도체, 그린에너지(태양광, 풍력) 등 미래산업 분야에만 치중돼 있다”며 “미래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투자는 다소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비기술 기반 업종이 많은 전남의 지역경제 특성을 반영해 농수산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내년 정부펀드(모태펀드)의 방향성에 맞춰 펀드가 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대대적인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인력 을 양성하고, 재창업과 재도전할 수 있는 벽을 낮춰 우수 인재들의 지역 이탈을 막는 방안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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