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통일신라 시대 조성, 1937년 조선총독부 앞뜰로 옮겨져
광양시, 1992년·2009년 이어 세번째 도전
9세기 통일신라 시대때 조성된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광양지역 출토 문화재 중 유일한 국보지만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높이 2m 87㎝, 폭 1m 크기다. 1962년 대한민국 국보로 지정됐다.
광양시 옥룡면 중흥산성 안에 있었던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현존하는 쌍사자석등 중 보은 법주사 쌍사자 석등과 함께 가장 완벽한 형태를 이루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1200~1300여년 전 광양시 지역에서 만들어진 화강석제 불교 공예품으로 당시 전남 지역의 고도로 발전한 석조공예술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문화재는 일제 치하인 1931년 조선총독부가 보물 제183호로 지정한 후 1937년 조선총독부 박물관 앞뜰에 설치했다. 해방 후 1972년 경복궁 국립박물관 불교조각실로 옮겨 전시되다 1990년 8월 호남지역의 반출문화재 환수운동 결과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이전돼 지금까지 상설전시되고 있다.
시는 지난 1992년과 2009년 두차례에 걸쳐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반환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당시 문화재 관리부처는 석등 보존 상태 불안정 등 안전 보존 이유로 반환을 거절했다.
시는 지난달 시청 대회의실에서 관내 사회단체장과 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보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제자리 찾기’ 사업 선포식을 갖고, 문화유산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범시민운동을 펼쳐가기로 했다. 광양시 고향사랑기부제 제1호 기금사업으로 추진된다. 시는 범시민 서명운동과 홍보 캠페인, 세미나, 석등 제자리찾기 시굴조사 등으로 사회단체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제자리 찾기 사업을 추진한다.
관람객들의 인기가 높다고 평한 국립광주박물관은 이전 요구 소식에 불편함을 보이고 있다.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자리에 중흥사라는 사유지 사찰이 생겼고, 국보로 지정된 중요 문화재의 관리 부실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광양시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반환은 불가하다라는 게 공식입장이다”고 밝혔다.
광양 최종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