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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


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


“밤에 땅콩버터 과자를 놓은 트랩(덫)을 두고 다음날 아침에 가 보면 쥐가 10~15마리 정도 들어가 있어요. 연구실로 가져와 해부한 뒤 매달아 놓으면 쥐에 붙어 있던 털진드기가 떨어집니다. 그걸 일일이 센 뒤 수치를 발표합니다.”

이희일(58·연구관)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에겐 1970~80년대의 ‘쥐잡기 운동’이 현재진행형이다. 매개분석과는 가을철이면 한 달에 한 번 전국을 돌며 쥐를 잡는다. 9~11월 유행하는 쓰쓰가무시증을 매개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를 토대로 질병청은 매주 환자 수와 털진드기 밀도 지수를 발표한다.

●쥐 잡아 진드기 채집해 밀도지수 분석

숨어 있는 쥐를 유인하는 치트 키는 ‘땅콩버터’다. 그는 “땅콩버터 냄새가 유독 달콤하고 멀리까지 퍼져 유인력이 강하다”며 “과자를 둔 트랩 100여개를 설치하면 트랩당 10여마리가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몸을 부딪히며 방향을 찾는 쥐의 특성을 고려해 트랩은 수풀 더미에 둔다. 이 과장은 “쥐를 해부해 병원체를 조사한 뒤 24~48시간 정도 매달아 두면 털에서 진드기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쥐를 잡은 뒤가 더 고역이다. 채집한 털진드기 수를 세는 일은 100% 수작업이다. 쥐잡기부터 털진드기 밀도 지수를 발표하기까지는 통상 2~3일 소요된다. 이 과장은 “바쁠 땐 고배율 현미경을 4시간 넘게 들여다봐야 할 때도 있다. 직원들 대부분이 안경을 낀다”고 고충을 전했다.

매년 쥐를 잡다 보니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경험도 한다. 이 과장은 “트랩 무게가 평소보다 많이 나가서 의아했는데 족제비가 들어 있었다”고 했다. 임신한 쥐가 트랩에서 5마리 새끼를 낳았던 적도 있다.

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생명을 해친다는 생각에 매번 죄책감을 느낀다”며 “쥐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얻어 내는 것이 연구자로서 갖출 수 있는 예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은 딱지 보이면 쓰쓰가무시증 의심

환자의 절반 이상은 11월에 발생한다. 이 과장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어 사망률은 낮지만 주로 농촌 어르신들이 걸려 특히 추수기에 위험하다”며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지만 가피(검은 딱지)가 보이면 쓰쓰가무시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한지은 기자
2024-11-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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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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