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위 좌초 여진 지속
권성동, 청산 대상에 “安 당권 술수”새 지도부 구성 전 ‘혁신위 무용론’
金, 식사정치 이어가며 출마 가능성
친한계 “당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어”
8월 전대 ‘인적 청산’ 대결 격화 우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 올린 ‘쌍권(권영세·권성동) 인적 청산’ 논란으로 당내에서 파열음이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8일 “안철수의 당권 술수”라며 역공에 나섰다. 새 지도부 구성 전 혁신 작업은 ‘물건너갔다’는 전망에 전당대회 분위기도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권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소위 ‘쌍권’을 표적 삼아 인적 청산을 외치면 당대표 당선에 유리하다는 무책임한 제안에 안 의원은 결국 자리 욕심에 매몰돼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혁신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적 연료로 쓴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권 전 위원장은 안 의원이 대선 후보 교체 책임자 조치를 거론한 데 대해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의 총의를 모아 했던 일을 과오로 몰아가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독선적 요구를 하더니, 물러나 당대표에 출마한다는 건 결국 당권 욕심”이라고 비판했다.
둘은 12·3 비상계엄 이후부터 6·3 대선까지 국민의힘을 이끌었다. 하지만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은 ‘인적 청산’ 차원에서 이들을 최소 출당 조치해야 한다고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에게 요구해 파장이 일었다.
‘안철수 혁신위’ 좌초에 송 원내대표는 이날 “당의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당원과 국민에게 혼란을 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하면서 조만간 혁신위를 다시 꾸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혁신위 무용론’이 커지는 상황이라 수습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철수, 김문수, 한동훈의 혁신이 무엇인지를 가지고 국민과 당원 앞에서 경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도 “두 사람이 ‘나온다, 안 나온다’로 더는 혼란을 줘선 안 된다”며 “혁신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도발로 그간 당권 도전을 저울질해 온 김 전 후보와 한 전 대표도 출마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후보는 최근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식사 정치를 이어 가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찬반 의견이 갈린 친한(친한동훈)계도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친한계 박정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 공백기를 갖고 충전하자는 쪽이었으나 당이 이대로 가는 걸 두고만 봐야 하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8월 전당대회가 ‘인적 청산’ 대결장으로 격화할 우려도 나온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이날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저지를 위해 의원 45명이 한남동에 갔다”며 “청산 대상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2025-07-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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