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통계로 본 한국 의료의 민낯
1000명당 2.7명… 사실상 최하위병상은 1위, MRI 장비도 평균 2배
외래진료 횟수, OECD 3배 달해
“고령화·비급여로 의료비 급증”
의사는 부족한데 병상과 장비는 넘치고, 의료 이용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와 비급여 확대 등으로 의료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5%를 돌파했다. 의정 갈등으로 의대 증원 논의가 멈춘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를 보면 한국 의료의 민낯이 드러난다.
보건복지부가 30일 공개한 ‘OECD 보건통계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66명으로 OECD 30개국(평균 3.86명) 중 일본(2.65명) 다음으로 적었다. 한의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다.
의학 계열 졸업자 수도 인구 10만명당 7.4명으로 OECD 평균(14.3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스라엘(7.2명), 캐나다(7.3명)에 이어 세 번째로 적다. 고령화 속 의사가 부족하다는 경고가 수년째 이어졌지만 의사들의 집단 반발로 의대 증원은 멈춰 섰다.
반면 ‘돈이 되는’ 병상과 장비는 과잉이다.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6개로 OECD 1위였고 자기공명영상장치(MRI)는 인구 100만명당 38.7대,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는 45.3대로 OECD 평균(MRI 21.2대·CT 31.1대)을 크게 웃돌았다.
과잉 공급은 과잉 이용으로 이어졌다. CT 이용량은 인구 1000명당 333.5건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은 177.9건이다. CT 이용량은 연평균 8.3%, MRI는 13.2%씩 늘고 있다.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 18.0회로 OECD 1위이자 평균(6.5회)보다 3배 많다.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OECD 국가 평균(81.1년)보다 2.4년 길었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장기요양 돌봄종사자 수는 65세 이상 100명당 5.3명으로 OECD 평균(5.5명)보다 0.2명 적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2025-07-3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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