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의원이 녹지대 녹화를 위해 구에서 매입한 맨드라미·베고니아 등 4000여 포기의 꽃을 차량으로 몰래 실어간 것이다.
최선길 구청장이 관리소홀 책임을 물어 징계를 지시,담당 공무원이 다치게 됐다.
그러자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 도봉구지부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홍 의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방침을 고수,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사건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홍 의원이 꽃을 도둑질했다는 게 사실인가.
A씨:구가 매입한 7만여 포기의 꽃으로 녹지대에 꽃단지를 조성하려고 했는 데 홍 의원이 동 행정차량을 이용,4000여 포기를 몰래 가져간 사건이다.
언제 그랬나.꽃은 어디에 있었나.
A씨:을지훈련기간인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동안 실어갔다.꽃은 창1동 제일구장에 보관돼 있었다.자세한 것은 공원녹지과 B씨에게 물어봐라.
A씨에게 들었다.있는 그대로 알려달라.
B씨:지금 조사받고 있는 중이다.공직생활을 그만두게 될 위기에 처했다.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묻지 말라.
홍 의원이 꽃을 가져가는 것을 몰랐나.
B씨:구청의 공식창구를 이용하라.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B씨가 입을 열지 않는다.어떻게 하면 되겠나.
A씨:B씨를 조사한 C씨에게 알아봐라.그가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C씨:25일 아침 홍 의원이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홍 의원은 ‘쌍문1동에 430포기가 배정됐는 데 200여 포기밖에 안 왔다.’면서 더 줄 것을 요구했다.B씨는 ‘서류를 확인하고 배정된 분량범위 내에서 더 줄 수 있다.’고 했다.홍 의원은 ‘나눠주는 곳이 어디냐.”고 물었고 B씨는 ‘제일구장이다.’고 답했다.이것이 홍 의원과 B씨의 통화내용 전부다.
이후 홍 의원의 행동은.
C씨:홍 의원은 전화를 끊고 현장으로 와 그 곳을 지키던 상용직 직원에게 ‘B씨와 얘기가 다됐다.’고 거짓말을 한 뒤 동(洞) 행정차량을 이용,1800포기를 가져갔다.당시 B씨는 없었다.
이게 전부인가.
C씨:그렇지 않다.3일 동안 계속 가져갔다.둘째날(8월26일) 오전 9시쯤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1800포기를 실어갔다.다음날에도 400여 포기를 가져갔다.이때도 직원이 없는 상태였다.
액수는 얼마나 되나.
C씨:60만∼70만원어치다.액수가 문제가 아니다.구의 재산을 몰래 가져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몰래 가져갔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C씨: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선관위에서 고발을 왜 안하느냐는 얘기는 있었다.
직협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C씨: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구민과 직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도록 만들겠다.구의회 본회의에서 사과해야 하며 앞으로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받아낼 계획이다.
홍 의원은 이 꽃을 어떻게 했나.
C씨:첫날 가져간 꽃은 홍 의원 자신이 사는 쌍문1동 동익아파트에 심었다.둘째날 것은 극동아파트,셋째날 것은 현대맨션에 심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홍 의원과는 연락해 보았나.
C씨: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는데 연결이 안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