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무들은 도산림환경연구소가 1980년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솔방울의 씨를 싹틔워 탄생시킨 것으로 열다섯 해 되던 1996년 충북 개도 100주년을 맞아 어미 곁으로 옮겨졌다.
그 뒤 산림청과 충북도가 고사위기에 처한 정이품송의 대를 잇기 위해 강원도 삼척 준경릉(濬慶陵) 소나무와 정부인송(천연기념물 352호) 등을 신부로 맞아 후계목 생산에 나서기까지 명실공히 장자(첫 후계목)로서 지위를 확고하게 누려왔다.
도산림환경연구소 이귀용(50) 연구사는 “이들 나무는 자연수정됐지만 정이품송 씨를 받은 1대 자목”이라며 “당시 여덟 쌍둥이 형제가 태어나 5그루는 어미품으로,2그루는 충북도청 정원으로 옮겨지고 현재 산림환경연구원에는 1그루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10년간 함께 살던 어미 곁을 떠나는 것은 훌쩍 자란 키 때문. 해마다 30㎝ 이상 성장하며 평균키가 4∼5m에 육박하는 데다 뿌리도 점차 왕성해져 더 놔둘 경우 어미 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높다. 이뿐 아니라 다섯 나무가 둥글게 어미를 둘러싸고 자라 몇해 전부터 정이품송의 고고한 자태를 가리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보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