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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미술관 속으로] 63빌딩 ‘생명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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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아니면서 자연인, 자연이면서 자연이 아닌….’

서울 여의도동 대한생명 63빌딩 앞에는 은빛 나무 숲이 있다. 이재효의 ‘생명의 숲’이다.


지름 12m짜리 원에 키 6m의 나무 42그루,9m의 나무 42그루,12m의 나무 42그루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특이한 점은 나무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모양도 원이 아니라 원기둥을 삼등분한 기하학적 구조다. 그래서 인공적이고, 도시적이며, 미래적이다. 자연과 닮았지만 자연이 아닌 까닭이다.

숲은 멀리서 보면 우주에서 떨어진 은빛 덩어리로 보인다. 다가서면 낙엽이 진 겨울 산처럼 생겼다. 그래서 겨울과 잘 어울린다.63빌딩 엘리베이터를 타면 나무의 다른 높이가 매력을 발한다. 나무의 성장을 바라보듯 흐뭇하기까지 하다.

나무를 만져본다. 결이 곱다. 붓으로 덧칠한 듯 나무껍질 무늬를 입힌 덕분이다. 작가는 “무늬가 건조하고 차가운 느낌을 없앤다.”고 했다.

숲에는 세 갈래의 길이 나 있다. 길은 원 중심에서 출발해 부채꼴 모양으로 원 둘레까지 뻗어나간다. 은빛 나무 사이로 들어가 거닐다 보면 사방에 무수히 많은 나(我)가 있다. 거울처럼 빛나는 나무가 나의 움직임을 환상적으로 비춘 탓이다. 그래서 꼬맹이들은 이 숲을 ‘미로’라고 부른다.

해가 지고 달이 뜨면 생명의 숲은 금빛 옷으로 갈아입는다. 숲 속에서도, 숲 밖에서도 비추는 조명을, 스테인리스 나무껍질이 이쪽저쪽으로 반사한다. 그러면 나무가 우아하게 금빛을 내뿜는다. 차가움은 사라지고 따스함만 가득하다.

이때쯤 사람들이 숲을 찾는다. 연인들이 ‘나 잡아 봐라.’라는 고전놀이를 즐기고, 가족들이 손에 손잡고 숲을 에워싼다. 아이들은 나무 사이를 뛰노느라 신이 났다.

작가는 “사람들이 도시 속 은빛, 금빛 숲에서 미래를 꿈꾸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2006-12-27 0:0: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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