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먹던 대로 끓인 남원식 추어탕 맛 일품
아늑하고 깊은 맛이다. 안주인의 “징혀…”라는 전라도 사투리가 감칠맛을 더한다.한석구 도봉구의회 의장이 추천한 방학동의 ‘싸리골’은 삼계탕과 추어탕이 주 종목이다.
소식주의자인 그는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이 다른 집보다 작은 대신에 어머니 손맛을 생각나게 하는 정겨움 때문에 싸리골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싸리골은 도봉구청과 구의회 바로 옆 상가건물 2층에 있다. 회의를 주재하다 잠시 휴정하고 나와서 추어탕 한그릇을 후딱 비우기에 딱 좋다고 한다. 털털하고 소박한 성격의 한 의장과 어울린다.
안주인 배길순(48)씨는 “비결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집에서 먹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전남 영암출신의 할머니, 어머니가 손맛이 좋기로 동네에 소문이 났을 뿐이란다.
하지만 그 맛 뒤에는 그녀만의 원칙이 숨어 있다. 삼계탕의 닭은 400g짜리 작은 놈으로 골라 쓴다. 그만한 크기가 제일 고소하단다. 닭 수십마리를 한꺼번에 넣고 푹 고아낸 국물을 미리 만들어 둔다. 찹쌀가루 등을 넣어 국물을 조금 걸쭉하게 한다.
추어탕은 남원식으로 끓이지만 미꾸라지는 서울식으로 곱게 간다. 추어탕 한 숟가락을 입에 털어넣은 뒤 신맛이 나는 깍두기를 곁들이면, 구수하고 달짝지근한 맛에 새콤함이 어우러져 또 한 숟가락을 재촉한다.
어떤 메뉴를 시켜도 갖은 양념으로 무친 부추가 한 접시 나온다. 한 접시로 만족하는 손님은 거의 없다.
싸리골에서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도 1인용 뚝배기에 담아낸다. 찌개에는 밍밍한 계란부침이 서비스로 나온다.“배가 든든하다.”며 구청이나 구의회 직원들이 즐겨 찾는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7-8-24 0:0:0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