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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미인대회 입상자 활용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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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개최하는 향토미인 선발대회가 너무 흔하고, 뽑은 미인들의 활용도도 매우 낮다는 비난 여론이 높다. 뽑힌 미인들도 상당수 외지인들로 지역 특산물 홍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상당수의 미인선발대회는 전국을 휩쓸고 다니는 수도권 연예기획사나 이벤트사 소속 인물의 몸값 올리기와 경력 쌓기 행사로 전락한 실정이다. 지자체들은 지역축제를 개최할 때 대체로 미녀선발대회를 함께 갖는다. 전국에서 어림잡아 해마다 70여개의 미인선발대회가 열린다. 전북지역에서는 춘향선발대회, 사선녀선발대회, 벚꽃아가씨 등 7차례의 미인선발대회를 갖는다. 미인대회에는 적게 15∼20명, 많게는 300∼400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흔해 빠진 미인대회… 전국 70개 안팎

경북지역도 김천 포도아가씨, 안동 한우아가씨, 영양 고추아가씨 등 지역특산품 이름을 붙여 7차례의 미인선발대회를 열고 있다.

이 때문에 미인대회에 나오는 인물들의 특성과 수준이 보통 수준에 머물러 특산물 홍보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인대회가 서울 등의 연예기획사, 이벤트사에 소속된 미인들의 몸값 올리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열린 전북 임실군 소충사선문화제에서 선발된 8명의 사선녀는 모두 임실 출신이 아니다. 향토 미인상마저 타지역 출신이 받았다.

기획사 소속 적잖아 출연료도 높아

향토축제의 특산물 미인은 그 지역과 축제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인물을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러나 선발 기준에 특색이 없고 축제에 부합하지도 않아 겉모습만 화려한 미인을 선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전국 미인선발대회들의 기준이 거의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실군의 한 주민은 “아름다움과 지·덕을 고루 갖춘 미인 보다는 외모만 치중해 ‘우량가축 품평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가 선발한 미인의 활용도도 매우 낮은 편이다. 이들은 특산품 판매전이나 관광홍보행사에 간혹 출연하지만 상당한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자체들이 초청을 꺼리고 있다. 따라서 선발대회때 관광객 앞에서 자태를 뽐내는 것으로 사실상 이들의 역할은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실의 사선녀들은 지역사회 홍보에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고, 전북 장수의 ‘주논개 선발대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남 장흥군은 매년 억새미인과 철쭉미인 3∼4명씩을 선발하지만 이들은 선발된 뒤 특별한 활동이 없다. 전남 보성군은 차 아가씨를 선발하지만 녹차 제품을 홍보할 때만 활동한다.

폐지된 미인대회도 수두룩

전북 완주군은 대둔산 아가씨를 선발해 오다 7∼8년 전 폐지했다. 선출된 미인들이 지역 홍보대사로 나서지도 않고 이들을 활용할 특별한 방안도 없기 때문이다.

전북 고창군도 매년 가을 열리는 모양성제에서 공주를 선발해오다 3∼4년 전 중단했다.

지역에 있는 조그만 성인 모양성에 공주가 살았을 가능성이 희박한데 공주를 선발하는 것은 축제 본래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전남 무안군은 10년 전에 양파아가씨 선발을 중단했다. 양파 값이 너무 싸서 홍보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 전남 장흥군은 천관산 억새제와 철쭉제에서 억새미인, 철쭉미인들을 해마다 3∼5명씩 선발하지만 가파른 산을 잘 타야만 입상 가능성이 있다.

경북 영덕군 복사꽃 아가씨 선발대회도 호적 또는 주민등록이 영덕인 여성들만으로 참가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대구 김상화·무안 남기창기자

shlim@seoul.co.kr
2007-10-16 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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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