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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풍경] 서울대공원 동물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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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발톱단장 합방 단꿈 호랑이 침팬지는 고향생각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의 겨울은 코끼리 ‘사쿠라’의 발톱을 깎는 것부터 시작된다. 쌀쌀한 환절기가 되면 코끼리의 피부가 건조해져 각질이 일어나거나 갈라지기 때문에 미리 다듬어주지 않으면 갈라진 피부 틈새로 병균이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목숨마저 위태롭기에 일찌감치 사육사들의 손길이 분주하다.21일 주말을 앞두고 서울대공원 동물들의 겨울 채비 현장을 찾았다.

따뜻한 열등이 설치된 막사를 떠나지 못하는 코뿔소




한낮에 늘어진 자세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자.




뒷 발톱 손질에 몰두하고 있는 박광식 사육사와 코끼리 ‘사쿠라’




추위를 피해 열선이 설치된 바위에 오른 바바리양.



겨울을 잘 보내야 건강

코끼리는 한쪽 발톱에만 문제가 생겨도 5t에 육박하는 체중을 나머지 세 다리에 의존해야 한다. 그만큼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줘 결국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암컷 사쿠라와 키마는 사육사가 직접 다가가 발톱을 관리할 수 있지만 수컷 칸토는 공격적이고 거칠어서 멀찍이 떨어져 살균 스프레이로 소독약을 뿌리거나 막대를 이용, 피부를 부드럽게 만드는 연고를 발라준다.

사육사 박광식(31)씨는 “코끼리는 털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위가 심해지면 방사 시간도 가능하면 줄인다.”면서 “그만큼 겨울은 코끼리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시기인 셈이다.”고 말했다.

겨울이 무서워…떨고 있는 동물들

오랑우탄, 침팬지처럼 고향이 열대지방인 유인원들은 겨울이 괴롭다. 추위 탓에 밥도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사육사들은 여름철보다 20% 정도 높은 고열량 식단을 만들어 주고 겉옷을 입히는 등 많은 신경을 쓴다.

갈귀 같은 긴털이 바바리의 깃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바바리양은 기온이 조금만 떨어져도 움직임이 둔해진다. 사육사들은 높은 곳에 오르기 좋아하는 바바리양의 습성을 이용, 바위산에 전기로 된 열선을 깔고 꼭대기에 ‘어구공’이라는 먹이통을 매달았다. 돌산에 올라가 머리로 계속 먹이통을 쳐야만 조그마한 구멍으로 먹이가 굴러나오기 때문에 바바리양은 쉴새 없이 산을 오르내린다.

또 대공원은 물을 좋아하는 하마들을 위해 열등(熱燈)을 달고 온수시설을 이달 말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질 때는 동물원 식구 대부분이 방사금지를 받는다.

겨울이 반가워…짝짓기하는 동물들

시베리아산 호랑이 ‘아름이’와 ‘다운이’는 요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논다. 몸놀림이 민첩해지고 눈에는 생기가 돌고 있다. 사육사 엄기용(56)씨가 던져주는 고기를 12m 거리에서도 한입에 넙죽 받아먹고 더 달라고 애처로운 눈길을 던질 만큼 식욕도 왕성했다. 하지만 식욕 본능보다 더 왕성한 것이 바로 종족번식 본능. 겨울은 발정기의 계절이다. 아름이 등 암컷 호랑이들은 식음도 전폐하고 “아홍~”소리를 내며 몸을 구르는 등 구애행동을 한다.

‘왕따 동물’에게도 겨울은 반갑다. 이런저런 이유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동물은 동물원에서 짝을 지어 신방을 꾸며주는 ‘특별 호사’를 누린다.

북극곰이나 펭귄도 신났다. 여름에는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느라 바빴지만 지금은 우리 밖을 유유히 걸어다니며 서로 뒤엉켜 논다. 먹이를 제때 받아먹는 곰은 겨울잠 습성도 잊었다고 한다.

사육사들은 동물의 고유 습성에 맞게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고 영양제와 특별식을 제공한다. 야외 방사장에는 잔디를 깔고 온돌침대, 열등, 열선, 온수 등을 설치한다.3300마리의 동물 가족이 한겨울을 나는 데에는 여름철보다 4배 이상인 2억3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든다.

강형욱 팀장은 “관람객들도 추위로 불편하지 않도록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며,10개의 테마 정류장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08-11-22 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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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