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트레이닝’ 등 명목 작년 혈세 6564만원 지출
각 부처 장·차관 등 고위공무원들이 세금으로 수백만원대의 고액과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이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무총리실로부터 각각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처 고위 공무원들이 ‘미디어 트레이닝’과 ‘역량강화교육사업’ 등의 명목으로 고액의 교육비를 지출했다.
●예비비 전용… 1회 최고 500만원
문화부는 장·차관과 각 부처의 대변인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교육을 위해 지난해 5460만원, 올해 65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편성 예산이 부족해 예비비 1104만원을 전용해 사용하기도 했다.
장·차관들은 이 교육을 위해 1회(3시간) 최대 5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하고 방송실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의 예산지출 현황에 따르면 2009년 각 부처 장관급 5명, 차관급 6명, 대변인 18명이 미디어트레이닝에 참여해 총 6564만원을 사용했다. 장관급에서는 변도윤 전 여성부 장관(523만 4000원)이 가장 많은 교육비를 지출했고 차관급에서는 정광수 산림청장(544만 4000원)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미디어 노출이 잦은 대변인들의 경우 회당 220만원으로 전체 예산 가운데 23.5%인 1540만원만 사용됐다. 나머지 5000여만원이 장·차관들의 교육비로 소요된 것이다.
올해에도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과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이 384만 5000원씩을 지급하고 교육을 받았고, 대변인 과정에는 24명이 참여해 3360만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정부중앙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문화부와 계약을 맺은 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전직 아나운서 등에게 브리핑, 인터뷰, 대담 등 개별 교육을 받는 것이다.
●총리실도 2392만원 ‘영어과외’
국무총리실 고위공직자들 역시 ‘역량강화교육사업’의 일환으로 고액의 영어과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명의 고위공직자들이 시간당 15만원을 지급하고 원어민에게 1대1로 영어 교육을 10여차레씩 받아 총 2392만 5000원을 지출했다.
정 의원은 “미디어 노출도 별로 없는 장·차관들이 이런 고액의 교육을 받는 것은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고, 거액의 국고로 개인적 레슨을 받는 것은 도덕적 해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0-09-10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