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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14>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독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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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소개 및 판결의 요지] 세무서에 부가세 환급금 지급 소송 “민사 아닌 행정소송의 대상” 판결

판례의 재구성 14회에서는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관련해 2013년 3월 21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1다95564)을 소개한다.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해설을 행정법 분야의 권위자인 정하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듣는다.

납세의무자가 국가에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행정소송법에 규정된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게 학계의 다수설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법원은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행정소송이 아닌 민사소송의 대상이라고 판단해 왔다. 또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 소송의 경우 민사소송 절차를 거치는 실무 관행 역시 굳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3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당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 채권을 양수한 ㈜아시아신탁이 “부가가치세 환급금 13억 9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양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사건을 의정부지법 행정부로 이송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 인해 개별 세법에서 정한 환급세액의 반환도 일률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이라고 본 기존의 대법원 판결(87누479)은 변경됐다. 즉 과다 책정된 부가가치세와 실제 납입해야 할 세금의 차액을 돌려 달라는 청구권의 성질은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아니라 공법상 권리이고, 행정소송법상 법률 관계를 확정하는 당사자 소송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국가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의무는 납세의무자로부터 어느 과세 기간에 과다하게 거래 징수된 세액 상당을 국가가 실제로 납부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가가치세법령의 규정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아니라 부가가치세법령에 의해 그 존재 여부와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조세정책적 관점에서 특별히 인정되는 공법상 의무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가에 대한 납세의무자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는 민사소송이 아니라 행정소송법 제3조2호에 규정된 당사자소송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보영 대법관은 “실무 관점에서 민사소송과 당사자소송의 구별 실익이 크지 않다”며 “수십년 동안 축적된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일반 국민에게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의 지급 청구는 민사소송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고 실무 관행도 확립된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에 관해서만 판례를 변경하면서까지 당사자소송 대상으로 보는 것은 소송 실무에서 혼란만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아시아신탁은 2009년 3월 A건설회사로부터 13억 91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 환급금 채권을 양수받았다. 아시아신탁은 A사를 대리해 파주세무서에 채권양도를 통지한 뒤 양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세무서가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으나 2심 재판부는 “부가가치세법상의 환급세액은 조세법적인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환급세액 반환청구소송은 전문법원인 행정법원에서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통해 심리, 판단해야 한다”며 1심 판결을 깨고 의정부지법 행정부로 사건을 이송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전원합의체가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맞다고 판단해 기존 판례를 변경했고, 이로 인해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소송의 경우 행정법원에서 담당하게 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국가기관의 보조금에 대한 권리는 사법상 채권과 달라

수십년 판례 뒤집고 ‘행정법 관계의 다툼’임을 인정



정하중 서강대 교수 해설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741조) 이른바 원상회복적 정의사상에 근거하고 있는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법질서 전체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법원칙의 표현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법(公法)에도 적용돼 이른바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근거가 되고 있다.


정하중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서강대 하비에르관 연구실에서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다수설은 이러한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독자적 성격을 강조하고 동 청구권에 관한 분쟁을 당사자소송으로 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이러한 주장의 중요한 논거는 행정법 관계가 사인(私人) 상호 간의 이익을 조정하는 사법 관계와는 달리 공익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있다. 이에 따라 그 성립 요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국가가 위법한 공과금 부과 처분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 이러한 처분이 무효가 아닌 한 행정청이나 법원에 의해 취소되기 전까지는 법률상 원인이 되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되지 않는다. 개인이 국가로부터 위법한 보조금 지급 결정을 통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또한 부당이득의 반환 범위에 있어서도 국가가 개인으로부터 부당이득을 취하는 경우에는 민법 748조(수익자의 반환 범위)가 직접 또는 유추 적용될 수 없다. 개인에 대해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한 재정적 지위를 갖고 있는 행정 주체가 민법 748조를 유추 적용해 선의의 수익자임을 주장한다면 원상회복적 정의를 목적으로 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의미는 전적으로 훼손될 것이다. 수익자가 개인인 경우에도 민법 748조가 유추 또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학설은 이와 관련해 행정법의 일반 원칙으로 확고하게 뿌리 내린 신뢰보호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즉 국가의 위법한 보조금 결정이나 연금 결정에 의해 수익을 얻은 개인이 이들 결정의 적법성과 존속을 신뢰한 경우에는 수익적 행정행위 직권 취소 제한의 법리에 의해 행정 주체의 결정은 계속 존속해 개인의 이득에 대한 법률상 원인이 되는 것이다.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개별 법적 근거는 국세기본법 제51조 내지 제54조, 지방세기본법 제76조 내지 제79조, 관세법 제46조 내지 제48조,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1조, 하천법 제68조, 도로법 제78조의2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대해 개별법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개별법이 적용돼야 하나 개별법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법리에 따라 해결돼야 할 것이다.

판례는 이러한 다수설과는 달리 행정법 관계에서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법적 성격을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동일하게 봐 특별한 법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규정이 직접 적용되며 이에 대한 소송은 민사소송 절차에 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취해 왔다.

그러나 최근 판례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2년 3월 15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2011다17328)은 “중앙관서의 장이 가지는 반환해야 할 보조금에 대한 징수권은 공법상 권리로서 사법상 채권과는 성질을 달리한다. 중앙관서의 장으로서는 보조금을 반환해야 할 자에 대해 민사소송의 방법으로는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판례의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 종전 판례에 따르면 당연히 민사상 부당이득 사건으로 봐 민사소송으로 다뤘을 것이다.

부가가치세 환급 사건을 다루고 있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1다95564)에서도 종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의 반환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보고 민사소송의 관할로 해 온 판례를 뒤집고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에 규정된 당사자소송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판결했다.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는 민사소송이 아니라 당사자소송의 절차로 다뤄야 한다는 대상판결에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의무는 단순히 부가가치세법령에 의해 그 존부나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조세 정책적 관점에서 특별히 인정되는 공법상 의무가 아니라 사업자가 매입 시 지급한 부가가치세(매입세액)가 매출 시 받은 부가가치세(매출세액)보다 많을 때 국가는 사업자가 더 많이 납부한 세액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기 때문에 반환하는 것으로서 그 실질은 부당이득 반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판결은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가 공법상 환급금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행정법 관계의 다툼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수십년간 지속돼 왔던 판례를 변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판결에서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러한 취지는 조세환급금 지급 청구와 관련해 여타의 오납금 반환청구소송이나 과납금 지급청구소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조세환급금 지급청구소송은 유형별로 소송 절차를 달리하게 되기 때문에 소송 실무뿐만 아니라 국민의 권리 구제 관점에서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판결에서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라는 표현을 피한 것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당연히 민법상 권리로 관념하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2013년 2월 입법예고된 법무부 행정소송법 개정안 제3조 제2호는 당사자소송을 “행정상 손실보상, 손해배상, 부당이득반환이나 그 밖의 공법상 원인으로 발생하는 법률 관계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법률 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으로 정의했다. 입법이 실현되면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대한 불명확성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하중 교수는▲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독일 쾰른대학교 법학박사 ▲한국행정법학회 회장 ▲한국행정판례연구회 회장 ▲법무부 행정소송법 개정위원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자문위원 ▲동아시아행정법학회 이사
2014-08-1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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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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