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코의 가장 큰 강점은 기획력이다. 대구·경북 특화산업인 섬유·안경·기계 분야의 대표 전시회를 육성했다. 2004년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와 대한민국 국제소방안전박람회는 대구만의 특화된 전시회다. 그린에너지엑스포는 참가업체 40%가 해외 업체로 아시아 3대, 세계 10대 전시회라는 명성을 얻었다. 물산업, 뷰티, 로봇, 베이비, 식품 등 12개 정도의 전시회를 기획, 운영한다.
전시기획력이 강점이 된 것은 다소 역설적인 스토리가 있다. 개관 초기 전시기획사들이 지방을 외면하자 엑스코는 ‘오지 않으면 직접 만든다’는 각오로 자체 기획했고 성공했다. 2004년 세계솔라시티총회, 2010년 세계한상대회·세계소방관경기대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유치·개최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년 세계곤충학회총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WEC)에 이어 2015 세계물포럼까지 유치하면서 지난 정부와 현 정부 들어 매머드급 국제행사를 가장 많이 유치했다.
엑스코는 명품마케팅 전략도 도입했다. 세계적인 대형컨벤션센터와 양적 승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엑스코는 전시장 규모로는 세계 1600여곳 가운데 600위권이다. 국내에서도 킨텍스, 벡스코보다 작다. 박종만 엑스코 사장은 “20만~30만㎡에 이르는 해외 전시컨벤션센터와 양적으로 겨루는 것은 의미 없다”면서 “참가자와 참가 기업들에 다른 곳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최고의 명품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얼마든지 중간 규모의 컨벤션센터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WEC에서 명품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 세계 에너지 업계 거물들을 위해 오디토리움과 이어지는 5층 신관에 하늘정원 및 전통 리셉션 룸을 만들고 ‘한국의 가을정원’을 주제로 광장에 국화축제를 열었다. 이 결과 해외참가자들과 세계 언론으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엑스코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단일 건축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502㎾p급의 태양광 발전설비다. 지붕과 벽면에 엑스코(EXCO), 대구(DAEGU), 그린(GREEN) 등의 글자형태로 발전설비를 도입,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국의 녹색성장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이 밖에도 태양열, 지열, 자연채광을 활용한 집광채광, 빗물재활용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 연간 2억원 이상 에너지 비용을 절감한다. 소나무 29만 6000그루를 심는 효과다. 이 같은 친환경 시설이 WEC 유치에도 한몫했다.
박 사장은 “엑스코는 태양광 발전과 지역냉난방, 집광기를 이용한 자연채광 등 그린에너지 활용시스템을 갖춘 녹색관광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앞으로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전시컨벤션산업과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엑스코는 코트라 대경권 지원단과 협력, 수출 돌파구 마련에도 앞장선다. 지난 4월 초 열린 제19회 국제섬유기계전에 42명의 해외바이어를 유치, 수천 달러의 상담실적을 올렸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4-08-18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