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역사문화지구 조성
“동네가 곧 박물관인 성북동이 더욱 촘촘한 박물관 특화 거리로 업그레이드된다.”본래 성북동은 그 자체로 박물관이란 평가를 받는다. 우선 간송미술관, 한국가구박물관, 구립미술관, 누브티스넥타이박물관, 보석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는 간송미술관은 많은 국보급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통해 5~6점이 새로이 국보 신청을 앞두고 있다. 김 구청장은 “새로운 문화재들이 발견되고 조명받는 것을 볼 때 역사문화지구 조성이 필요한 의미를 느낀다”고 전했다.
특히 성북동의 박물관들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기보다 민간 자생적으로 조성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지난 3일에는 성북동 가게들의 모임이 발족했다. 구는 최근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마을버스 성북02번 노선을 한성대입구역~선잠단지~성북성당~길상사까지 연장 운행하도록 했다.
또 시인 백석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길상사와 한용운이 10여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 심우장이 있다. 고종 황제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성락원은 한국식 정원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성북동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삼청각부터 정법사를 지나 북악스카이웨이까지 4.54㎞ 구간은 자연 속 산책로다. 북촌의 박인환 집터에서 구립미술관, 상허 이태준 고택을 지나 길상사까지 4.99㎞를 걸으면 옛 예술인들을 만날 수 있다. 성북동 쉼터에서 와룡공원, 숙정문, 삼청각을 지나는 2.29㎞의 한양도성길도 있다.
최근 영화배우 김남길씨는 ‘길을 읽어 주는 남자, 성북편’을 녹음해 인터넷 등에 공개했는데 골목길에 큰 비중을 둘 정도로 성북동의 골목길 탐방은 유명하다.
김 구청장은 “성북동의 갤러리, 박물관 등은 공공기관에 못지않은 공공성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민간이 주도할 때 높은 문화적 가치를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북동이 구를 넘어 우리 사회의 문화를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5-06-05 14면